지난 30일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을 상대로 강연한다. 지난 6월 2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한 달간 장외에서 중도 확장에 주력했던 윤 전 총장이 입당과 동시에 당심(黨心) 잡기에 나선 것이다. 그러자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은 ‘철저한 검증’을 강조하며 윤 전 총장 견제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은 2일 국회 본관에서 열리는 국민의힘 초선 의원 모임(‘명불허전 보수다’)에 참석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입당을 결심한 배경 등에 대해 설명하고 초선 의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 비전이나 집권 전략에 대해 답변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초선은 57명으로 전체 의원(103명)의 절반을 넘는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이준석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마련한 입당 환영식에 참석하고 당 사무처 직원들과 상견례도 한다. 윤 전 총장은 조만간 재선 이상 의원들과도 잇달아 간담회를 하고 당 원로 인사들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9월 시작할 대선 경선을 겨냥한 당내 외연 확대에 나서는 것 같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조만간 거리로 나가 당원 가입 캠페인을 벌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서울의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을 시작으로 전국 주요 도시를 돌며 직접 당원 모집 캠페인을 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당원 투표 50%, 국민 여론조사 50%를 합산해 결정한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입당을 계기로 당원 증가 효과를 보여줌과 동시에 경선에 대비해 지지 당원을 늘리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1일에는 서울 여의도 카페 하우스에서 청년 특보인 장예찬씨가 마련한 청년 정책 세미나에도 참석했다.
윤 전 총장은 주말인 지난 31일 오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입당 배경을 설명하고 대선 경선 등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이어 저녁에는 금태섭 전 의원과 식사를 함께했다. 윤 전 총장 측은 금 전 의원을 만난 후 “정권 교체를 위해 의기 투합했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김성식·김관영·채이배 전 바른미래당 의원 영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채 전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윤 전 총장 측 인사가 찾아와 캠프 합류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또 최근 캠프에 합류한 호남 출신 김경진 전 의원 외에 송기석 전 국민의당 의원도 윤 전 총장을 도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삼 전 대통령 손자이자 김현철 동국대 석좌교수 차남인 김인규(33)씨도 청년 참모로 영입했다. 야권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입당과 별개로 중도층 외연 확장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의 기존 대선 주자들은 ‘치열한 검증’을 예고하며 윤 전 총장 견제에 나섰다. 유승민 전 의원은 1일 방송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언급하며 “두 사람을 싸고 있는 신비주의 베일이 벗겨지면 지지율이 충분히 출렁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8월 말 우리 당 경선이 시작되면 도덕성과 정책에 대한 검증이 치열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홍준표 의원도 윤 전 총장이 입당한 지난 30일 “경선 과정에서 치열하게 상호 검증하자”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역대 대선 경선 중 가장 치열한 검증 공방이 벌어졌던 2007년 한나라당 경선 때 홍 의원은 이명박 캠프에서, 유 전 의원은 박근혜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던 경험이 있다”며 “윤 전 총장에 대한 국민의힘 내부의 신상·정책 검증이 한층 강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