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교수와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가 또 한번 설전을 벌였다.

진 전 교수는 5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국민의힘 일부 유력 대선 주자들이 당이 마련한 행사에 불참한 것을 놓고 ‘이준석 패싱’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불필요한 갈등인 것 같다”며 “이 대표가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가 지난해 서울 마포구 연남동 서점에서 본지와 인터뷰 하는 모습. /박상훈 기자

진 전 교수는 “사진을 찍으면 (이준석 대표는) 자기가 중심에 서려고 한다는 거다”라며 “후보를 딱 중심에 세우고 대표가 옆에 있어 줘야 되는데, 이 대표의 스타일은 자기가 딱 중심에 있고 옆에 후보들을 데리고 있고 싶어 하는 거다. 후보 입장에서는 기분 나쁘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그러면서 “사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권하고 싸우는 역할을 거의 혼자 하다시피 했다. 그리고 이 사람들도 또 당내에서 헤게모니를 잡아야 될 이유가 있으니까 기 싸움을 좀 벌이는 거다”라며 “어차피 당이라는 게 후보 중심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건데 지금 당대표가 심한 게 아니냐는 불만들이 나와서 부딪히는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일정을 협의했으면 휴가 일정 다 빼서 그림을 그릴 수가 있는데 (이 대표는) 내가 주도권을 쥐고 뭔가를 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것 같다”며 “‘내가 다 태웠다’, ‘다 충전시켰다’ 이런 걸 연출하고 싶어 하니까 후보 진영에서는 상당히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런 지적에 발끈했다. 그는 “남들이 9월 말 경선 출발론 이야기할 때 혼자 8월 경선 출발론 이야기하면서 경선 일정 당기고 후보들이 빨리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려고 했던 사람이 누군데 적반하장 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작 후보들이 주목 받지 못하면 ‘대표는 후보 안 띄우고 뭐 하냐’고 할 분들이 지금 와서 ‘대표만 보이고 후보들이 안 보인다’는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총재 사례를 들면서 “총재 중심으로 선거 치르던 게 ‘후보 중심 선거’가 아니다. 공정한 경쟁의 틀을 만드는 것이 후보 중심 선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누군가가 그냥 전당대회 때처럼 고민해서 메시지 내고, 공약 내면서 달려나가면 그게 후보에게 이목이 쏠리는 것”이라며 “공약 없고, 정책 없고, 메시지 없는 게 3無 선거가 아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