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책 공약 개발을 지원할 전문가 명단을 10일 공개했다. 윤 전 총장 정책 자문단에는 국정 농단 특검에 구속됐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사위와 작년 말까지 현 정부의 북핵 정책을 총괄했던 전직 외교관이 합류했다.

윤석열 캠프가 국회의원이 아닌 교수·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단을 결성해 발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공개한 정책자문단에는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 나승일 전 교육부 차관 등 42명이 참여했다. 자문단은 경제, 사회, 외교·안보·통일, 교육 등 4개 분과로 구성됐다.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왼쪽)와 이도훈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외교·안보 분과에는 현 정부의 북핵·대북 정책에서 핵심 역할을 한 이도훈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합류했다. 이 전 본부장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 시절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호흡을 맞췄다. 김성한 전 외교부 차관,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 홍규덕 전 국방부 국방개혁실장 등 이명박 정부 시절 외교·안보 라인 인사도 합류했다. 군 출신으로는 김용현 전 합참 작전본부장, 김황록 전 합참 차장, 신인호 전 청와대 위기관리비서관 등이 참여했다.

박근혜 정부 인사들도 자문단에 여럿 포함됐다.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한·일 일본군위안부 합의를 담당한 이상덕 전 싱가포르 대사가 자문단에 참여했다. 외교·안보·통일 분과 간사를 맡은 윤덕민씨는 박근혜 정부 때 국립외교원장을 지냈다. 사회 분과 간사를 맡은 안상훈 서울대 교수는 윤 전 총장이 수사팀장으로 참여한 박영수 특검에 구속됐던 김기춘 전 실장 사위다. 안 교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 인수위 고용복지 분과 인수위원을 했고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을 했다. 윤 전 총장은 안 교수 영입과 관련해 김 전 실장과 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분과에는 현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을 비판해온 김소영 서울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부동산 정책 자문은 국토교통부 차관과 국토연구원장을 지낸 김경환 서강대 교수가 맡는다. 교육 분과는 간사인 나승일 전 교육부 차관을 비롯해 자율형사립고 찬성론자인 오세목 자사고공동체연합 대표 등 6명으로 구성됐다.

윤 전 총장 캠프 상황실 총괄실장을 맡은 장제원 의원은 “국민의 삶이 나아질 수 있다면 좌·우 정책 모두 수용할 수 있다”며 “진영을 가리지 않고 실력이 검증된 인사와 일을 하고 싶다는 윤 전 총장 의지가 반영됐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정책자문단 명단 발표를 시작으로 조만간 시민과 직접 소통하는 간담회 등을 통해 정책 공약을 발표할 계획이다. 대선 공약은 본격적인 국민의힘 경선이 시작된 이후 발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