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맛의거리에서 '치맥회동'을 하기 위해 음식점으로 향하고 있다./뉴시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12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자신을 향해 ‘탄핵’을 거론한 데 대해 “탄핵 얘기까지 드디어 꺼내는 것을 보니 계속된 보이콧 종용과 패싱 논란, 공격의 목적이 뭐였는지 명확해진다”고 했다.

윤석열 캠프 신지호 총괄부실장은 전날 라디오에서 ‘당대표 결정에 대한 후보들 간의 입장이 엇갈린다’는 사회자 질문에 “당 대표의 결정이라 할지라도, 아무리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것은 탄핵도 되고 그런 거 아닌가”라고 했다. 이 대표 탄핵도 가능하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국민의 힘 이준석 당대표가 당대표로 나서기 전인 지난 3월 6일 한 유튜브 채널에 나와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면 "지구를 떠나겠다"라고 발언한 영상이 최근 두 사람의 갈등 조짐속에 새롭게 조명되고있다./유튜브 매일신문 프레스18 제공

신 부실장은 “공화국이라는 것은 권력자의 권력 행사를 자의적으로 하지 말라는 것 아니겠나”라며 “(토론회는) 제도적 근거도 없고, 전례도 없다”고 비판했다. 당 경선준비위원회가 오는 18일 정책 토론회를 여는 데 대한 강한 불만 표시로 해석됐다. 윤 전 총장 측은 이준석 대표가 경선준비위를 매개로 토론회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대선을 앞두고 당대표를 지속적으로 흔드는 캠프는 본 적이 없다고 했는데 알겠다”라며 “모 유튜브 채널이 하던 말을 항상 그대로 하고 있다. 당보다 유튜버들과의 관계가 더 중요한가”라고 했다. 극우 유튜브 채널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 측을 향해 “하시고자 하는 일들에 건승하시라”고 했다.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측은 최근 윤 전 총장의 ‘기습 입당’ ‘당내 행사 불참’ ‘경선 토론회 참여’ 등을 놓고 충돌을 거듭하고 있다. 윤 전 총장과 가까운 중진들은 이 대표가 경선 토론회를 추진하는 데 대해 “당대표가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정책과 정견을 국민과 당원들에게 알릴 기회를 드리는 것”이라며 일부 중진들을 향해 “후보들 곁에서 권력욕을 부추기는 하이에나”라고 했다.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은 11일 오후 페이스북에 이 대표가 지난 3월 한 지역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대통령 되면 지구를 뜰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기사를 소개하며 “이준석 대표가 유승민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려고 대표에 출마한 것으로 발언했다고 한다”며 “지금껏 해 온 일들이 특정 후보를 도우려는 데서 비롯된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지호 부실장의 ‘탄핵’ 발언까지 논란이 되면서 양 측 골은 깊어지고 있다. 이 대표 측 김철근 정무실장은 탄핵 발언과 관련,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것”이라며 “왜 이런 막말을 하나? 이분들 눈에는 정권교체가 안 보이나? 아님 이미 권력을 잡았다고 아무나 뭉개면 된다고 생각하는가? 벌써부터 마음이 당권에 가 있는 것”이라며 “이준석 대표 등에 올라타 정권교체의 길로 달려나가도 시원찮은 판에 당대표를 흔들고 가로막아서 도대체 무슨 이익이 있다고 이런 망발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