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17일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나라를 바로잡아 ‘정상 국가’로 만들고 선진국 시대를 열겠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2017년 19대 대선 출마에 이어 두 번째 도전이다. 그는 이날 출마 선언에서 현 정권을 “획일적 평등과 현금 퍼주기를 앞세운 무상 포퓰리즘으로 국민을 편 가르기 한다”고 비판하고, 대통령이 되면 행정·재정·노동·부동산 등 개혁으로 한국을 G7(선진 7국) 반열에 올리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대선 캠프 사무실에서“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나라를 바로잡아 정상 국가로 만들겠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이날 홍 의원의 대선 출마 선언식은 코로나 확산에 따라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덕훈 기자

홍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대선 캠프 사무실에서 온라인으로 진행한 대선 출마 선언식에서 “오늘만 살 것처럼 거위의 배를 가르고 청년과 미래 세대에게 빚더미를 물려주는 퍼주기 대한민국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국가 정상화를 위한 7대 과제를 제시했다. 홍 의원은 우선 정부·여당의 부동산 실정론(失政論)을 부각하며 ‘규제 완화’와 ‘공급 확대’를 골자로 한 부동산 공약을 발표했다. 홍 의원은 “서울 강북 지역의 대규모 재개발을 통해 시세의 4분의 1 수준인 ‘쿼터아파트’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공영 개발 방식으로 민간은 건물만 분양하고 토지는 정부가 보유하는 조건을 통해 아파트 가격을 4분의 1로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같은 부동산 개발에 장애가 되는 법적 규제를 풀고, 집을 팔고 더 큰 집을 사려 할 때는 양도세·취득세를 대폭 감면하겠다고 했다.

홍 의원은 대통령 중임제 개헌과 정부 부처 및 공공 기관 인력 구조 조정도 공약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공공 부문이 비대해지면서 각종 비효율로 막대한 세금이 낭비되고 정부의 과도한 개입으로 민간 영역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해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대통령 5년 단임제로는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장기적인 설계를 할 수가 없는 한계가 있다”며 “그렇다 보니 민간 영역이 혁신을 이끌고 정부는 장애물이 돼가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4년 중임제 개헌이 절실하다”고 했다. 또 지난 1월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폐지하고, 경찰 국가수사본부를 독립시켜 ‘한국형 FBI(연방수사국)’를 만드는 사정 기구 개혁안도 내놨다.

홍 의원은 또 대학 입학 시험을 정시 중심으로 개편하고, 편파성 시비가 계속되고 있는 KBS⋅MBC 민영화 구상도 밝혔다. 홍 의원은 “현대판 음서 제도인 로스쿨, 의학전문대학원, 국립외교원 제도를 폐지하고 사시, 행시, 외시, 의과대학을 부활시키겠다”고 했다. 홍 의원 참모는 “친서민 정책을 추구해온 홍준표식 ‘계층 이동 사다리’ 프로젝트”라고 했다.

이날 홍 의원은 당내 대선 경쟁자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나와 가족은 모두 철저한 검증을 받았다”며 “무결점 후보만이 상대의 부당한 술수와 공작의 빌미를 주지 않고 야권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고 했다. ‘대통령이 되면 여당과 소통을 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난 26년간 정치를 하면서 반대 진영(민주당)과 토론하고 협상해왔다”며 “여당 입장에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배신자인데, 이들이 대통령이 될 경우 가만 있지 않고 허수아비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두고선 “26년 검찰 사무를 하신 분이 날치기 공부를 해서 대통령 업무를 맡을 수 있겠느냐”며 “토론회가 겁나면 지금이라도 사퇴하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해선 “기본적으로 대통령이 될 인성이 아니다”고 했다. 홍 의원은 자신의 ‘막말’ 논란에 대해 “이 지사는 쌍욕을 한 사람이라 저보고 막말했다고 뭐라 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나는 막말 논란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누가 막말이라고 하지만 옳은 이야기를 해온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