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측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정철승 변호사가 1일 원로 철학자 김형석(101) 연세대 명예교수를 향해 “이래서 오래 사는 것이 위험하다는 옛말이 생겨난 것”이라고 해 막말 논란이 일고 있다. 김 교수가 최근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는 이유였다.
정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김 교수가 일본 신문과 한 인터뷰 내용을 공유하며 “(김 교수가) 하다 하다 일본 우익 언론 매체와 인터뷰하면서 현 정부의 대일 외교에 대해 비판이 아닌 비난을 쏟아냈다고 한다”며 “이제는 저 어르신 좀 누가 말려야 하지 않을까. 자녀들이나 손자들 신경 좀 쓰시길”이라고 했다.
김태길·안병욱 교수 등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1세대 철학자로 꼽혀온 김 교수는 지난달 31일 공개된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 언론에 대한 압력 행사와 한일관계 악화를 들어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했다. 김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언론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자유가 없어져 북한이나 중국처럼 되면 인간애가 파괴될 것”이라고 했다.
이 인터뷰에 대해 정 변호사는 “김 교수는 이승만 정권 때부터 교수로 재직하면서 60여 년 동안 정권의 반(反)민주·반인권을 비판한 적이 없었다”며 “어째서 지난 100년 동안 멀쩡한 정신으로 안 하던 짓을 탁해진 후에 시작하는 것인지, 노화현상이라면 딱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김 교수가 2015년 출간한 책 ‘예수’에 대해서는 “가난하고 힘없는 민중을 위해 기득권 계급을 비판하며 평등과 박애를 외치다가 34세에 십자가형을 당해 생을 마친 청년 예수의 삶을 존경한다는 이가 어떻게 100세 장수를, 안심입명(安心立命)만을 좇은 안온한 삶을 자랑할 수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김 교수는 1960년 4·19혁명 때 연세대 조교수로 있으면서 교수 시위를 주동했다. 정 변호사는 지난 8·15 경축사에서 “대한민국이 민족 정통성 궤도에서 한동안 이탈했다”고 해 논란을 부른 김원웅 광복회장이 이끄는 광복회 고문변호사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