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검찰총장으로 재직했을 때 야당을 통해 여권 인사를 검찰에 고발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보도와 관련해 최초 제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 의혹을 처음 보도한 인터넷 매체 관계자가 “제보자는 국민의힘 측 사람”이라고 밝혀 국민의힘에선 ‘내부 암투설’과 함께 국민의힘 내부 균열을 노린 ‘외부 공작설’도 돌고 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황교안(왼쪽부터), 최재형, 장성민, 장기표, 윤석열, 원희룡, 박찬주, 박진 후보가 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공정경선 서약식에서 서약서를 보여주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홍준표, 유승민, 하태경, 안상수 후보는 '역선택 방지조항 제외'를 주장하며 이날 행사에 불참했다. /연합뉴스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는 지난 2일 “윤 전 총장이 지난해 4·15 총선 직전인 4월 3일과 8일 두 차례에 걸쳐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던 손준성 검사를 통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여권 인사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도록 야당에 사주했다”고 보도했다. 뉴스버스는 손 검사가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로 총선에 출마했던 국민의힘 김웅 의원에게 전달한 문건이라며 고발장과 판결문 사진도 공개했다.

뉴스버스 발행인 이진동씨는 3일 KBS 라디오에서 “제보자를 지금은 밝힐 수 없다”면서 “(제보자는) 미래통합당 측, 지금 국민의힘 측 사람인 것은 맞는다”고 했다. 이씨는 다만 “김웅 의원은 제보자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 의원은 지난 2일 입장문을 통해 “현재 문제 되는 문건을 제가 받았는지, 누구한테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선 “뉴스버스 주장대로 김 의원이 아닌 다른 국민의힘 측 인사가 제보했다면 대선 경선 국면을 겨냥한 암투가 벌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김 의원 등을 상대로 한 당무 감사와 함께 검찰의 신속한 감찰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5일 “당무 감사를 할 수는 있지만 당시는 선거 기간이었고 우리 당명으로 고발된 것도 없다”며 “(문건) 생산자 쪽으로 지목된 검찰에서 감사를 통해 빨리 결론을 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제보 출처를 둘러싼 음모론이 계속되면 당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윤석열 전 총장을 향해 사과를 요구했다. 홍준표 의원은 “진실게임에 들어가 버려 일이 커질 대로 커졌다”며 “지금이라도 진실을 고백하고 대국민 사과를 하라”고 했다. 장성민 전 의원도 “‘윤석열 리스크’가 정권 교체 리스크가 돼선 안 된다”며 “야권은 최악의 후보에게 붙잡혀 새로운 길을 개척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누구에게도 고발을 사주한 적이 없다”고 밝혔던 윤 전 총장은 이날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외부 세력과 내부 인사가 결탁한 정치 공작 가능성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