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대장동 일대 개발 사업에 참여했던 업체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의 사명(社名)도 독특해 정치권에선 작명을 둘러싼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왔다.

화천대유, 천화동인은 주역(周易) 64괘 중 하나다. 화천대유(火天大有)는 ‘하늘의 도움으로 천하를 얻는다’는 뜻으로 명리학계에선 굉장히 좋은 괘로 평가된다. 한 명리학자는 “하늘의 불에 해당하는 태양이 온 천하를 비춰 크게 얻는다는 뜻”이라며 “정정당당하게 천하를 소유하게 된다는 의미로 쓰일 수 있다”고 했다.

화천대유가 자회사로 설립한 천화동인(天火同人)은 ‘마음먹은 일을 성취할 수 있다는 운’으로 역술인들은 풀이한다. 여러 사람에게서 도움을 받아 성공할 가능성이 큰 뜻이라고 한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번 대선 경선 출마 선언 등에서 ‘대동(大同) 세상’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한 것을 두고 야권에선 “두 회사와 연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대동’이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에서 한 글자씩 따온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이 지사 측은 “대동세상은 이 지사가 시민운동 할 때부터 중요한 사회적 가치로 생각했던 것”이라며 “특정 회사와 연관 짓는 것은 억측”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명리학’에 밝은 한 유명 인사가 작명에 도움을 준 것 아니냐는 말도 돌았다. 해당 인사는 “이 업체들은 알지도 못한다”며 “말도 안 되는 소문”이라고 했다. 화천대유 측 관계자는 “회사 대표의 조상이 정조(正祖) 시절 장용영에 근무했는데, 정조가 제일 좋아한 주역의 궤가 화천대유·천화동인이었다는 뜻에서 사명으로 정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편, 대장동 개발 사업 시행사인 성남의뜰과 화천대유·천화동인 세 회사는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에 주소지를 두고 있고, 내선 전화번호도 모두 같다. 화천대유의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실소유주와 천화동인 1호의 초기 대표직을 맡았던 이는 친형제 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