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4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따로 만나 술을 마신 적도 개인적으로 따로 만난적도 없다”며 “나에 대해 아는데 말 못하는 게 있으면 다 까고 이왕 까는거 빨리 좀 다 털어놨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지원 원장은 이날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 제보와 관련해 윤 전 총장 측이 ‘박지원 개입설’을 제기하자 “왜 잠자는 호랑이 꼬리를 밟느냐. 윤 전 총장은 청 내부 사람하고만 밥 먹었느냐”면서 “총장 시절 저하고도 술 많이 마시지 않았냐”고 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이 반박하고 나온 것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통화에서 검찰총장 재직 시절 박 원장과 술자리를 가진 적이 있는지 묻자 “허허” 웃으며 “개인적으로든 공적인 자리에서든 박 원장과는 함께 술을 마신 적이 없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정보기관 수장이 대선주자에 대한 사실무근 이야기를 언론에 하는 것 자체가 국정원의 선거개입이고 정치공작 아니냐”며 “국정원장 자리에서 그러지 말고 민간인 신분으로 한번 다 공개해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아는 국회의원 남편상과 박 원장 부인상 때 상갓집에서 두 번 만난 적 있는데 그때도 같이 술잔을 기울인 건 아니었다”며 “내 기억엔 박 원장과 공적으로든 사적으로든 술 마신 기억이 전혀 없는데 혹시라도 내 기억이 부정확해서 내가 기억 못하는 술자리를 박 원장이 기억하고 있는 게 있으면 박 원장이 동석자가 누군지 말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박 원장은 윤 전 총장이 야당을 통해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을 언론에 제보한 조성은씨와의 만남이 공개된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을 두고 “자기는 검찰총장 하면서 검찰청 내부 사람하고만 밥 먹었냐”며 “(윤 전 총장이 총장 시절) 저하고도 술 많이 마셨다”고 했다. 박 원장은 (윤 전 총장의 수사 무마 개입 의혹과 관련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문제를 제가 국회에서 맨 먼저 터뜨렸다”며 “그 자료를 다 가지고 있다. (국정원이) 정치 개입하지 않는다는데, 왜 잠자는 호랑이 꼬리 밟느냐”고도 했다.
박 원장과 조씨는 지난 2월14일과 8월11일 각각 국정원 공관과 서울 시내 호텔 일식당에서 만남을 가졌다. 박 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8월11일 이후에도 조씨와 만난 적이 있으며 그땐 동석자가 있었다고 했다. 조씨는 박 원장과 만난 다음날인 8월12일 페이스북에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관련 기사를 링크하고 “더 밝혀지면 온 나라가 충격적일 사건들도 있겠지?”라며 “똥인 줄 알면서도 곧 죽어도 GO 외치는 사람들을 보면 침몰 직전 파티하던 타이타닉호 보는 것 같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