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안이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이 전 대표가 호남 경선을 앞두고 ‘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친 지 8일 만이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이 전 대표 사직안은 재석 209명 중 찬성 151명, 반대 42명, 기권 16명으로 통과됐다. 이 전 대표는 본회의 표결에 앞서 “정권 재창출이라는 역사의 책임 앞에 제가 가진 가장 중요한 것을 던지기로 결심했다”며 “동료의 사직을 처리해야 하는 불편한 고뇌를 의원 여러분께 안겨드려서 몹시 송구하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민, 보좌진에게 사과를 전하는 발언에선 목이 메는 듯 울컥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 사퇴로 공석이 된 종로 지역 보궐선거가 내년 3월 대선과 함께 치러지면서, 종로 선거를 둘러싼 셈법도 복잡해졌다. 민주당에선 김부겸 국무총리,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국민의힘에선 이준석 대표, 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이 거론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에 떨어지더라도 지역위원장을 하며 자리를 지키고 2년 뒤 재도전할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이 크다”고 했다.
하지만 이재명 캠프 등 다른 후보 측에서는 종로 보궐선거가 대선에 되레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한다. 민주당 한 의원은 “종로 출마자는 대선 주자와 ‘러닝메이트’ 같은 역할을 할 텐데, 국민의힘 이 대표 같은 인물이 종로 선거에 등판하면 대선도 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종로에서 ‘이준석 바람’이 불 경우 대선에도 민주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하는 선거인단 숫자는 총 216만5475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2017년 대선 경선 선거인단(214만4840명)보다 2만여 명이 많은 역대 최대 규모다. 민주당 관계자는 “각 후보 지지층이 선거인단 확보에 열을 올리며 규모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 상황 등을 감안하면 흥행에 성공했다”고 했다. 민주당은 선거인단 20만명이 포진한 호남권(25~26일)을 비롯해 제주(10월 1일), 부산·울산·경남(2일), 인천(3일), 경기(9일) 등 지역 순회 경선을 거쳐 10일 서울 경선에서 최종 대선 후보를 선출한다. 여기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가 결선을 치른다.
민주당 선관위는 이날 중도 하차한 정 전 총리가 얻은 표는 전부 무효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되면 각 후보 득표율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 측은 “결선 여부는 50%를 0.01% 넘느냐 마느냐로 결정되는데 현재 과반을 득표한 이 지사에게 훨씬 유리한 결정”이라며 “부당한 조치”라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