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에 위치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주자들의 필수 방문 코스 중 한 곳으로 꼽힌다. TK(대구 경북) 민심을 상징하는 곳으로 여겨지는 만큼, 이달에만 대선 주자들 방문이 세 번째다. 홍준표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12일과 17일 각각 방문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지난달 7일 찾은 바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19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 이곳에서 유 전 의원 측과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 간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와 당원들은 “배신자가 올 곳이 아니다”라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대구·경북 지역 유권자 일부에선 탄핵에 동조한 유 전 의원을 배신자라고 비판하고 있다. 유 전 의원은 경찰 호위를 받으며 도착한 추모관에서 한 유튜버가 갑자기 달려들어 밀치는 바람에 넘어질뻔 했지만, 곧바로 경찰관들이 제압해 다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의원은 참배를 마치고 나오면서 “정치하기 전부터 경제학자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존경해왔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보수가 분열된 데 대해서는 저는 늘 책임을 느끼고 또 저한테 많은 비난과 욕설을 하신 시민들과 화해를 하기 위해 대구·경북에 자주 찾아오고 있다”고 했다. 이어 “탄핵에 대해서는 양심과 소신에 따라 찬성했다. 탄핵 이후 보수 정치권이나 보수 유권자들이 분열하고 갈등을 빚게 되고 문재인 정부가 탄생하게 된 그런 점에 대해서는 늘 제가 정치를 하는 사람으로서 책임있고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저를 비난하고 욕하는 분들과도 화해해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방명록에 ‘대한민국을 가난으로부터 해방시킨 박정희 전 대통령을 존경합니다. 다시 한국 경제를 살려내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유 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 “문 대통령의 선택에 대해서는 제가 사면 문제에 대해서는 제가 그동안 여러 번 사면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렸고, 문재인 대통령이 만약 사면권을 행사하지 않으신다면 그러면 정권교체를 빨리 해서 정권교체를 하자마자 사면을 하는 수 밖에 더 있겠습니까”라고 했다.
윤석열 전 총장 방문 때도 마찬가지였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7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 당시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와 당원들은 “죄 없는 박근혜 대통령을 감옥에 가둬 놓고 이곳을 찾을 수 있느냐”며 윤 전 총장의 방문을 가로막아 몸싸움이 벌어졌다. 윤 전 총장 지지자들은 “대통령 윤석열”을 연호하며 이들에게 맞섰다. 윤 전 총장은 페이스북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그림자도 있지만 우리 역사에 우뚝 솟은 위인임에 틀림없다”며 “박 대통령이 가난과 빈곤으로부터 벗어나게 한 우리나라를 국민과 함께 반드시 재도약시키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