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조선일보 DB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은 26일 아들(31)이 화천대유에서 대리급으로 근무하다 퇴직하면서 성과급·퇴직금 명목 등으로 50억원을 받은 데 대해 “그 회사가 천문학적으로 돈을 벌어 형편이 되다 보니 직원한테 돈을 준 것인데 어쩌겠느냐”며 “문제가 있다면 특검이든 검찰 조사든 받겠다”고 했다.

곽 의원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대장동 개발 시행사인 화천대유가 그런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한 사람이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경기지사 아니냐”고 했다. 화천대유 사업이 대박 나 성과금 등으로 50억원을 받게 된 것일 뿐 불법적인 일은 없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여권은 “화천대유 측이 박근혜 정부 민정수석 출신인 곽 의원을 보고 아들에게 뇌물성으로 돈을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곽 의원은 “아들이 50억원을 받은 것도 이번 의혹이 언론에 보도된 뒤에야 알았다”고 했다.

곽 의원은 ‘화천대유에 투자해 배당금 성격으로 아들을 통해 50억원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나는 화천대유에 돈을 투자한 적도 없고, 개발 관련 인허가에 압력을 넣은 적도 없다”고 했다. 그의 아들 곽병채씨도 이날 입장문에서 “50억원은 회사 위기 상황을 막은 공로, 업무 과중으로 인한 건강 악화, 7년간의 근무 공적 등에 대한 성과급·위로금·퇴직금 명목으로 받은 것”이라며 “실수령액은 28억원”이라고 했다.

곽 의원의 아들 관련 해명도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그는 지난 17일 아들의 화천대유 근무 사실이 처음 알려졌을 때는 “아들 월급은 230만~380만원 정도에 불과했다”는 취지의 설명만 했었다. 그러다 50억원 수령 사실이 추가로 이날 드러나자 “아들이 말해주지 않아 미처 몰랐다”며 뒤늦게 이를 시인했다. 하지만 곽 의원과 법조기자 출신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는 서로 아는 사이여서 정치권에선 “곽 의원이 아들의 50억 수령 사실을 몰랐다는 걸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곽 의원은 이날 오후 탈당계를 제출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곽 의원 거취와 관련한 긴급 최고위원회 회의를 주재한 뒤 “곽 의원의 법적 책임 유무를 떠나 공인으로서의 정치적 책임에 대해 국민의힘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장동 게이트 설계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라면서 “민주당도 실체적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국민의힘이 제출한 특검 도입 법률안을 조속히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 의원은 “대선 국면에서 당에 어려움을 줘선 안 된다고 판단돼 탈당계를 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