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긴급 체포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측근인지 여부가 온라인 공간에서 논란이 됐다. 이 지사가 전날 TV 토론에서 “측근은 아니다”라고 부인했지만 두 사람이 가까운 관계임을 암시하는 내용들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확산된 것이다.

이재명(오른쪽) 경기도지사가 2018년 10월 1일 유동규 경기관광공사 사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기념촬영하는 모습./경기관광공사

인터넷에서는 이날 이 지사 아내 김혜경씨와 친형의 10분 분량의 전화통화 녹음파일이 화제가 됐다. 2012년 6월에 녹음됐다는 전화통화에서 이 지사의 친형이 유동규씨를 언급하면서 “이재명(지사) 옆에는 전부 이런 사람만 있느냐”고 따지는 대목이 나온다. 당시 이 지사 친형은 유씨에 대해 “한양대 음대 나와서 분당에서 리모델링하다가 왔다”고 묘사했다. 이것은 유씨의 실제 경력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2017년 숨진 이 지사 친형은 생전에 인터넷 게시판에서 “‘성남시에 바란다’에 올린 글과 관련해서 유동규 성남시설관리공단 본부장이 전화를 걸어와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고 했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인 성남시의원은 “이 지사는 측근이 아니라는데 유씨가 가족사에 개입한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2019년 1월 이 지사는 트위터에 ‘유동규 경기관광사장의 국내 최초 파격 출산책 화제’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이 지사가 자신의 트위터에 유동규씨를 특별히 언급한 사실도 재조명되고 있다. 2019년 1월 이 지사는 트위터에 ‘유동규 경기관광사장의 국내 최초 파격 출산책 화제’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그러면서 “산하기관들도 이제 조금씩 자리 잡아가는 듯하다”고 썼다. 같은 해 10월에는 ‘3년 만에 ‘금한령’ 방패 뚫은 이재명·유동규의 투트랙 비법’라는 기사를 자신의 트위터에 재차 소개하기도 했다. 이 기사 도입부에는 “유 사장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복심이자 측근이다”라는 문장이 있다.

하지만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이후 이 지사 측은 “유동규씨는 대선 캠프에 속해있지 않다”면서 선을 긋는 모습이다. 이 지사는 유씨에 대해 “산하기관 중간 간부가 다 측근이면 측근으로 미어터질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캠프 박주민 의원도 “유씨는 측근이라고 불릴 만한 관계는 아니라는 게 공식 입장”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유씨가 체포된 이날도 페이스북에 “부패지옥 청렴천국”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제가 성남시청 화장실에 붙여줬던 문구”라며 “국민의힘이 지금은 마귀의 힘으로 잠시 큰소리치지만, 곧 부패지옥을 맛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