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에서 야당 의원 2명이 가족 문제로 의원직을 사퇴했다. 하지만 정작 본인 문제로 재판까지 받고 있는 여당 의원들은 여전히 의원직을 유지하면서 세비를 타가고 있다. 여야 의원이 대조적인 모습이다.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대구 중·남구) 의원은 자신의 아들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중심에 있는 화천대유에서 50억원의 퇴직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자 2일 의원직을 내려놓았다. 앞서 윤희숙(서울 서초갑) 전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8월 아버지의 농지법 위반 의혹이 일자 “적어도 부끄러움은 아는 사람들이 정치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자진 사퇴했다.
하지만 여당 의원들은 가족 문제도 아닌 본인 문제로, 혐의 상당 부분이 사실로 확인돼 재판까지 받고 있는데도 탈당만 한 채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가족에 대한 의혹 제기만으로 의원직을 내려놓은 야당 의원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상직(전북 전주을) 의원은 자신이 설립한 이스타항공 그룹 회삿돈 555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구속 기소됐다. 이스타항공은 수개월 임금을 체불했지만 이 의원 일가는 아무 책임을 지지 않고 재산을 챙겨 빠져나갔다. 이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하고 현재 무소속 신분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돈을 가로챘다는 의혹을 받는 윤미향(비례) 의원도 제명 형식으로 민주당을 나갔을 뿐 무소속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비례대표 의원은 탈당하면 의원직이 박탈되지만, 당에서 제명하면 의원직을 지킬 수 있다. 징계하는 것처럼 국민 눈을 속이면서 의원직을 유지시켜 주는 꼼수다. 윤 의원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도운 경력 때문에 공천받았는데 바로 그 할머니들이 ‘윤미향이 자기 잇속 챙기기 위해 우리를 이용했다’고 폭로했고, 상당 부분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사기·횡령·배임 등 기소된 혐의만 8개다.
열린민주당 김의겸(비례) 의원은 거액 대출을 받아 흑석동 상가에 투기한 의혹으로 청와대 대변인직에서 물러났지만,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