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가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받은 이익 배당금 1822억원 가운데 1000억원을 코로나로 인한 ‘재난연대자금’ 명목으로 성남 시민들에게 1인당 10만원씩 나눠준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이에 대해 대장동 입주민들은 “대장동에서 발생한 개발 이익은 바로 대장동 주민들에게 쓰여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성남시청은 이날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배당 이익금 가운데 일부인 1000억원을 지난해 4월 코로나 재난지원금으로 썼다”고 밝혔다. 성남시가 대장동 개발로 공공 환수했다는 액수는 총 5502억원이다. 이 가운데 터널공사 등을 제외하고 성남도시개발공사가 현금으로 벌어들인 배당 이익금은 1822억원이다. 성남시가 재난지원금으로 뿌린 1000억원은 여기에서 나온 것이다.
대장동 개발 이익을 시민들에게 배당하겠다는 것은 전임 시장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처음 운을 뗐다. 2018년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지사는 “대장동 개발로 생긴 불로소득 5503억원 중 1822억원을 시민에게 배당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 지사 재임 시에는 실제 집행되지는 않았고, 후임인 은수미 시장 취임 후 지난해 ‘재난연대자금’ 명목으로 약 942억원 예산을 들여 시민 한 사람당 10만원씩 지급했다. 경기도에서도 도민 한 사람당 재난지원금 10만원을 별개로 줬다.
이에 따라 성남시민은 경기도(10만원)와 성남시(10만원)로부터 총 20만원을 지역화폐로 받았다.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남은 58억원가량은 소상공인 지원 등에 썼다는 것이 성남시 설명이다. 10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배당이익금 822억원은 현재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보유하고 있다. 공사 측은 향후 성남시 사업을 추진하는 데 지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대장동 입주민들 사이에선 “대장동 개발수익금은 주민들에게 반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자신을 대장지구 입주민이라고 밝힌 청원인이 “도대체 어디에 수익금이 쓰였기에 주민들이 험난한 교통 상황에 내몰려야 하며, (개발) 계획 실패로 인해 과밀 학급 문제에 신경 써야 하고, 송전탑에 둘러싸여 있는 곳에 살아야 하느냐는 자괴감에 빠진다”고 쓰기도 했다.
청원 글은 게시된 지 하루 만에 1만7000여 명이 서명했지만 청와대는 청원 요건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비공개 처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