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을 둘러싼 특혜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인 이재명(왼쪽) 경기지사 측과 이낙연(오른쪽) 전 대표 측의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 전 대표 측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이 지사의 배임 혐의를 언급하며 ‘이재명 게이트’라고 규정했다. 이에 이 지사 측은 “국민의힘을 대변하는 주장을 펼치는 건 도대체 왜, 무슨 의도인가”라고 반발했다. /장련성·이덕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 측에서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경기지사의 배임 혐의를 언급하며 “후보가 구속되는 상황도 가상할 수 있다”고 했다. 사건 성격도 ‘이재명 게이트’라고 했다. 그러자 이 지사 측에선 “국민의힘이냐”고 반발했다. 송영길 대표는 대장동 의혹에 대해 대선 후보 경선 이후 당 차원의 총력 대응 방침을 밝히며 ‘이재명 지키기’에 나섰다. 검찰 수사에 따라 오는 10일 대선 후보 선출 후에도 민주당 내분이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당내에서 나온다.

이낙연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설훈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상식적으로 볼 때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가 지금 배임으로 구속돼 있고, 그 위에 있는 시장(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이 설계했다고 본인 스스로 이야기했다”며 이 지사의 구속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많은 제보가 있고 결정적인 부분도 있다”며 “만일 사안이 그렇게까지 된다면 민주당으로서는 재집권에 절체절명의 위기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한 지지 호소와 함께 ‘이재명 후보 선출 이후’에 대한 ‘플랜 B’를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그러자 이재명 캠프 조정식 총괄 선대본부장은 브리핑에서 “대장동 의혹은 ‘이재명 게이트’가 아니라 ‘국민의힘 화천대유 게이트’”라며 “(이낙연 캠프에서) 국민의힘을 대변하는 주장을 펼치는 건 도대체 왜, 무슨 의도인가”라고 했다. 이재명 캠프 박찬대 수석대변인도 “(대장동 개발에서) 성남시가 우선으로 가져간 5000억원을 생각하면, 액수로도 비율로도 전무후무한 (성공적) 사업”이라며 “회계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구조를 굉장히 치밀하게 잘 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경선 중립을 의식했던 민주당 지도부는 1위 후보인 ‘이재명 지키기’에 시동을 걸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재명 후보가 설계했으면 왜 국민의힘 인사들에게 전부 돈이 가느냐”며 “답이 안 나오니깐 설계자니 뭐니 헛소리하는 것”이라고 했다. 송영길 대표도 라디오에 출연해 대장동 사업에 대해 “박수받을 일”이라며 “경선이 끝나면 총력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미 밝혔듯이) ‘엄중하게 생각하고 지켜보고 있다’는 말로 갈음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