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2차 예비경선(컷오프)이 8일 끝나면서, 1위 싸움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10일 자신을 향해 ‘범죄 공동체’라고 한 홍준표 의원에게 “착잡하다. 좀 지나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오징어게임’에서 등장한 ‘깐부’(구슬치기 등에서 같은 편, 짝꿍, 친구, 동지를 일컫는 말)를 언급하며 “홍 선배님! 우리 깐부 아닌가요?”라고 했다. 경선이 끝나면 정권 교체를 위해 함께 뛰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홍 선배님! 어제 ‘범죄공동체’라는 표현까지 쓰며 저를 이재명 지사와 싸잡아서 공격하셨더군요”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좀 지나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우리 정치가 국민 앞에 이 정도 모습밖에 보여드릴 수 없는 것인지. 참, 여러 감정이 얽혀 마음이 복잡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한 팀이 되어 정권교체를 위해 뛰어야 할 날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다”며 “지금 우리가 주고받는 말들이 훗날 단합에 걸림돌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치열하게 경쟁은 하되 품격 있게, 동지임을 잊지 말고, 과거에서 빠져나와 미래로 향하자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앞서 홍 의원과 윤 전 총장 측은 고발 사주 의혹과 친인척 비리 의혹 등을 거론하며 날선 공방을 벌였다. 홍 의원은 9일 대구 팔공산 동화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여당의 주요 후보는 대장동 비리의 주범으로 지금 조사받아야 하고, 야당 주요 후보도 장모·부인·본인 전부 지금 조사를 해서 자칫 감옥에 가야할 그런 범죄 공동체가 됐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를 둘러싼 대장동 비리 특혜 의혹과 함께 윤 전 총장 가족을 향한 의혹을 제시하면서 ‘범죄 공동체’라고 표현한 것이다.
곧바로 윤 전 총장 측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최지현 캠프 대변인은 논평에서 “소위 ‘고발사주’라는 것은 윤석열 후보를 낙마시키기 위한 민주당의 치졸한 정치공작 프레임”이라며 “‘조국수홍’이라는 조롱이 잔뜩 섞인 별명을 이미 얻고도 여당 지지층에 아부를 떠느라 있는 막말, 없는 막말을 마구 내뱉는 홍 후보가 참으로 측은해 보인다”고 했다.
이에 홍 의원 측 여명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우리 후보는 정치인이지만 윤석열 후보 관련 사건에 대해서는 법률적 문제로 본다. 그런데 얼마 전까지 검찰총장씩이나 한 분이 어떻게 자신의 비위 및 의혹과 관련한 사건은 모두 법률적으로 보지 않고 정치적으로 대응하고 있는가”라며 “기가 막힌다”고 했다.
홍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의 ‘깐부’ 발언을 두고 “깐부는 동지 입니다. 동지는 동지를 음해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범죄공동체라는 말에 윤석열 후보가 발끈했다”며 “어제 그렇게 말한 것은 윤 후보 캠프에서 지난번 우리 캠프를 공작으로 끌어들이는 거짓 선전을 했고 또 이번에 확인되지 않는 경선결과를 거짓 주장을 계속하는 반칙을 일삼고 있기 때문에 한마디 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윤 전 총장 캠프 상근 대외협력특보인 김경진 전 의원은 JTBC에 출연해 “전해 들어서 얼마나 정확한지 모르겠다”면서도 “윤 후보가 홍 후보를 4%p(포인트) 앞섰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4%라는 자체가 틀리다. 누가 만들었는지 의문이지만 가짜”라고 진화에 나선바 있다. 홍 의원은 “캠프의 문제 인사들을 단속하세요. 그게 원팀 정신”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