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사업과 유사한 방식으로 추진되는 ‘평택 현덕지구’ 우선협상대상자인 대구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한 민간 사업자 안모(52)씨가 과거 뇌물·배임 혐의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것으로 10일 드러났다. 안씨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팬클럽 ‘OK 이재명’의 대표발기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판결문을 보면 안씨는 평택 현덕지구 개발 사업에 참여하기 이전인 2018년 업무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경찰 고위직에게 뇌물 1500만원을 전달하려 했거나, 새누리당 이우현 전 의원에게 불법 정치 자금 7000만원을 건넨 혐의도 인정됐다. 당시 재판부는 “안씨가 뇌물 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같은 종류의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현덕지구 개발 사업은 당초 민간 개발 방식으로 사업이 추진됐지만 이재명 지사가 취임한 직후인 2018년 사업자 지정이 취소되고 민관(民官) 합동 개발 방식으로 변경됐다. 이 과정에서 수차례 뇌물 전력이 있는 안씨가 주도한 대구은행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되자 업계 안팎에서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 지사 취임 후 현덕지구 사업을 맡게 된 ‘대구은행 컨소시엄’에는 대구은행, 메리츠증권, 하이투자증권, 키움증권, 오츠메쎄, 랜드영, 리얼티플러스 등 7개 법인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리얼티플러스는 ‘철거왕’으로 불리는 다원그룹 이금열 회장의 동생이 대표이사로 있는 업체다. 앞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은 “컨소시엄에 참가한 랜드영은 자본 잠식 상태고, 리얼티플러스 역시 자본금 3억원에 부채가 자본의 15배를 초과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경기도·성남시에서 추진된 부동산 개발 사업에 이 지사 주변 인사들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개발 사업 인허가 과정에 참여하고 업체에서 거액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김모씨는 2006년 이재명 시장 선거캠프 선대본부장 출신이다. 2009년 김씨가 ‘이재명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 직함으로 백현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서 입주민들에게 설명하는 사진도 온라인 공간에서 확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이 지사 측은 “김씨는 사무장 출신이 아닌 걸로 알고 있고, 측근이라고 할 수도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