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공식 선출된 10일 이후 민주당과 이 후보 지지율이 동반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8일 나왔다. 특히 민주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호남 지역에서 지지율 하락세가 두드러지면서 여당 내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여론조사회사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2∼15일 전국 성인 20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1.9%포인트 떨어진 29.5%로 집계됐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보다 2%포인트 오른 41.2%로, 당 출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무당층은 9.1%였다. 특히 민주당은 호남 지역에서 당 지지율이 49.4%로 전주 대비 13.9%포인트 급락했다. 이재명 후보가 선출되기 직전인 10월 첫째 주 조사에서 호남 지역 민주당 지지율은 63.3%였다. 지난 10일 이 후보가 선출된 직후 민주당에 실망한 호남 유권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됐다. 이번 조사에서 호남의 ‘무당층’은 13.9%로, 전주 대비 6.8%포인트 늘었다.
이날 이재명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과의 양자 대결에서 모두 뒤처진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5~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차기 대선 가상 대결’에 따르면, ‘이재명 대 윤석열’ 가상 대결에서 이 후보는 35.4%, 윤 전 총장은 37.1%의 지지를 얻었다. 이 후보는 지난주 대비 0.4%포인트 하락했고, 윤 후보는 3.9%포인트 상승했다. 이 후보와 홍준표 의원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도 이 후보는 전주 대비 0.6%포인트 하락한 34.6%를 기록해 홍 의원(35.9%)에 뒤처졌다. 홍 의원은 전주 대비 2.9%포인트 올랐다.
이 조사에서도 이 후보의 지지율 하락은 40대와 호남에서 두드러졌다. 이 후보는 전주 대비 40대(49.8%)와 광주·전라(55.4%) 지지율이 각각 4.6%포인트, 3.6%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권에선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면서 경선 후 ‘컨벤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호남 지역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서는 과거 본선 경쟁력 등을 잣대로 전략적 투표를 실시해온 호남 유권자들이 대장동 의혹을 둘러싼 이 후보의 ‘안전성’을 의심하고 있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다만 조사 시기가 이 후보 선출 이후 무효표 논란을 놓고 이낙연 전 대표 측과 갈등을 겪던 때라는 점에서 지지율 하락은 일시적이란 분석도 있다. 이 후보 측은 “당 경선 후유증에 따른 일시적인 실망감일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국감이 마무리되는 대로 ‘원팀 선대위’를 출범해 지지율 반등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10월 말쯤 선대위를 출범시킬 때 많은 당원이 모여서 컨벤션 효과를 만들어야 한다”며 “다음 달 5일 국민의힘 후보 결정에 상응할 만한 게 있어야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생각 중”이라고 했다. 민주당 한 의원은 “후보가 선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원팀 기조가 흔들릴 경우 대선 승부가 어려운 만큼 여권 지지자 결집이 우선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