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경기지사 자격으로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심 의원은 이날 이 후보를 둘러싼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 70%가 이 지사 책임론을 얘기하고 있다”며 “국민들의 생각과 이 지사의 입장에 괴리가 크다”라고 했다. 이어 “이 지사님이 작은 확정 이익에 집착해 ‘이거라도 얼마냐’라고 하는데 큰 도둑에게 자리는 다 내어주고 ‘이거라도 어디냐’ 하는 식으로 (변명)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또 “아파트 분양사업까지 포함한 1조8000억원 기준으로 볼 때 이 사업 75~90%의 이익이 민간으로 넘어갔다고 본다”며 “바로 이것이 국민이 분노하는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돈 받은 자=범인, 설계한 자=죄인’이라는 손팻말도 들었다. 이 지사가 지난 18일 국감장에서 ‘돈 받은 자=범인, 장물 나눈 자=도둑’이라는 손팻말을 든 것을 패러디한 것이다.
그러자 이 후보는 “도둑질을 설계한 사람은 도둑이지만 공익 환수를 설계한 사람은 착한 사람”이라며 “부패 설계한 것은 투자자 쪽에 물어보시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작은 확정 이익’이라고 표현하셨는데 5500억원이 작은 확정 이익이라는 데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아파트 분양에 의한 초과 이익을 두고는 직접 만든 그래프를 꺼낸 들며 “2015년은 미분양이 폭증할 때다. 당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신 듯하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국감을 시작하면서 “국감은 인사청문회가 아니다”며 “국가위임사무, 국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사업에 한해 가능하면 제가 답변을 제한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막상 국감이 시작되자 미리 준비해온 그림판 등을 들어가며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이날 국감장에는 ‘양의 탈을 쓴 개’ 인형이 등장해 여야 고성 끝에 감사가 중지되기도 했다. 오후 질의 첫 주자로 나선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은 ‘대동이’라고 이름을 붙인 양의 탈을 쓴 불독 인형을 책상에 올려 놓고 질의를 시작했다. 대장동 개발이 겉과 속이 다른 ‘양두구육(羊頭狗肉·양 머리에 개고기)’이라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창피해 죽겠다”, “국감장 품위를 떨어트린다”며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고, 결국 10여분간 정회했다. 이 인형을 본 이 후보는 주변에 “저게 뭐예요?”라고 물은 뒤 “아, 양두구육?”이라고 말하며 “흐흐흐”라고 소리 내어 웃었다. 이후 이 후보는 다른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양두구육’은 국민의힘 본인들 이야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