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이던 2015년 1월 유동규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공) 기획본부장과 함께 9박 11일 일정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21일 나타났다. 이 후보가 유 전 본부장과 해외 출장을 간 시점은 대장동 개발 사업 설계안이 나오기 직전이었다. 이 출장 후 17일 만인 2015년 2월 2일 이 후보는 성남시 행정기획국이 보고한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승인 검토 보고서를 결재했다. 이 보고서는 유 전 본부장이 발주한 연구 용역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재선 성남시장 시절인 2015년 1월 6일부터 16일까지 호주와 뉴질랜드 출장을 다녀왔다. 당시 성남시 판교에 트램(노면 전차) 설치를 추진 중이던 성남시가 선진 교통 체계를 배우겠다며 이 시장을 단장으로 한 시찰단(총 12명)을 꾸려 해외 시찰에 나선 것이다. 시찰단에는 유 전 본부장 등 성남도공 인사 2명도 포함됐다.
유 전 본부장은 이 출장을 떠나기 직전부터 대장동 개발 사업 설계를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과 유 전 본부장이 함께 해외 출장을 떠나기 6일 전인 2014년 12월 31일, 성남도공은 한국경제조사연구원에 ‘대장동 사업 SPC 설립’ 타당성 연구 용역을 맡겼다. 성남에 본부를 둔 이 연구원은 연구 시작 22일 만인 2015년 1월 22일 SPC 설립을 통한 민관 합작 개발이 타당하다는 연구 결과를 냈다. 이 연구를 발주한 성남도공 전략사업팀은 유동규씨가 공사 기획본부장에 부임한 지 두 달 만인 2014년 10월 구성됐다. 대장동 사업 민간 투자자인 남욱·정영학씨 후배인 정민용씨 등 일명 ‘대장동팀’ 멤버가 전략사업팀 소속이었다.
한국경제조사연구원은 유 전 본부장이 해외 출장을 다녀온 지 7일 뒤인 1월 23일 용역 보고서를 내놨고 이날 성남도공 전략사업팀은 당시 황무성 성남도공 사장에게 투자심의위원회 개최를 건의한다. 투자심의위원회는 투자 타당성을 사전에 심사하는 기구인데 당시 심의회 위원장은 유 전 본부장이 맡았다. 성남도공 관계자는 통화에서 “유 전 본부장이 호주·뉴질랜드 출장을 다녀온 지 얼마 안 돼 대장동 사업 설계의 초안이 된 연구 용역 결과가 나오고 사업 추진이 빠르게 진행돼 공사 내부에서도 이런저런 말이 나왔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