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어준씨/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나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25일 친여 방송인 김어준씨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공개 지지한 것에 대해 “김씨는 TBS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캠프 김병민 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내고 “친여(親與) 방송인으로 TBS 교통방송 시사프로를 진행하는 김씨가 이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며 “대선을 앞두고 대놓고 여당 후보 선거운동을 하고 나섰으니 그에게 더 이상 방송 진행을 맡길 수 없다”고 했다.

앞서 김씨는 24일 유튜브 채널 ‘딴지 방송국’에 올라온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이재명은 혼자서 여기까지 왔다”며 “돈, 줄, 백으로부터 도움을 받지 않고 자기 실력으로 돌파하는 길을 가는 사람은 어렵고 외롭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길로 대선 후보까지 가는 사람은 극히 드물고, 그래서 이재명이 우리 사회 플랫폼이 될 자격이 있다”면서 “지금부터 당신들(시청자들)이 좀 도와줘야 한다”면서 지지를 독려했다. 이에 이낙연 캠프에서 공보단장으로 활동해온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력 방송인으로 불리는 김 씨가 이 후보를 공개 지지, 호소한 것은 옳지 않다”라고 했었다.

윤석열 캠프 김병민 대변인은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조치를 취해달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1000만 서울시민을 대표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재명 후보 공개 지지를 천명한 김씨가 TBS 마이크를 잡고 서울시민과 국민의 판단을 흐리도록 하는 짓을 더 이상 하지 못하도록 분명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얼토당토않는 ‘생태탕’ 선거로 끌고 들어간 김씨의 막가파식 행태를 방치하는 것은 서울시민의 세금을 낭비하는 것임을 서울시는 명심해야 한다”며 “김씨가 마이크를 잡아야 할 곳은 이 지사의 선거캠프인 만큼 TBS를 당장 떠나야 한다”고 했다.

서울시 교통방송(TBS)은 세종문화회관이나 서울문화재단같이 서울시가 출연한 재단법인이다. TBS는 전체 예산 중 70% 이상을 서울시에서 지원받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8일 취임한 오 시장이 TBS의 정치 편향 프로그램들을 폐지하거나 예산을 삭감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TBS 예산 편성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이 다수인 시의회 심의·의결을 거쳐야 한다. 또한 방송법상 오 시장이 직접 프로그램 편성에 관여하기는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