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측이 29일 이 후보의 ‘음식점 허가 총량제’ 발언을 옹호하기 위해 외식업계 ‘큰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2018년 발언을 소환했지만, 맥락이 다른 발언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후보측이 소개한 백 대표의 음식점 “허가” 관련 발언이 사실은 식당의 점검·안전검사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 후보측 박찬대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후보가 ‘음식점 총량 허가제’ 도입에 대한 고민을 언급한 이후 대안은 없고 원색적 언어의 비판만 난무하고 있다”며 “현 (자영업 과잉경쟁) 상황은 개인의 잘못이 아닌 한국 경제 취약성의 결과”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 대변인은 “2018년 국감중 백종원씨가 자영업자의 진입장벽에 대한 답변을 하고 있는 장면”이라며 사진을 올렸다. 사진의 자막은 백 대표가 “외국 같은 경우에는 새로운 자리에 매장을 열려면 최소한 1년, 2년이 걸립니다. 왜냐하면 허가가 잘 안나오기 때문에”라고 말하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이걸 근거로 방송인 김어준씨도 이날 TBS 라디오에서 “백종원씨가 하면 ‘핵 사이다’라고 박수치고 이재명 후보가 하면 ‘아무말 대잔치’라고 때린다”며 “언론이 이러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나 2018년 8월 당시 국감 속기록을 보면 백 대표의 발언은 이 후보측 주장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 이 후보측이 공개한 사진엔 백 대표가 “허가”란 단어를 썼다고 나오지만, 실제 속기록을 복면 백 대표는 “인스펙션(inspection·점검)”이란 단어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는 백 대표의 발언을 축약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오류로 보인다. 백 대표의 전체적인 발언 취지는 ‘총량제’가 아니라 식당에 대한 안전점검 등을 강화해 식당 개업의 준비를 강화시켜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당시 국감에서 백 대표는 ‘대한민국이 이런 형태의 틀로 가야한다는 소견이 있나’란 질문에 “감히 말씀드리면 우리나라는 외식업을 너무 쉽게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미국 같은 경우는 새로운 자리에 매장을 열려면 최소한 1년, 2년이 걸린다. 왜냐하면 ‘인스펙션’이 안 나오기 때문”이라고 했다. 백 대표가 말한 ‘인스펙션’은 당국의 안전점검, 검사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지사가 언급한 ‘허가’와는 차이가 있다. 백 대표는 그러면서 “식당을 준비하는 분들이 준비성 없이 식당을 오픈하는 것이 문제”라며 자신이 방송 ‘골목식당’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메시지도 “준비없이 식당을 하지 말라는 의미”라고 했다.
이에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후보를 옹호하기 위해 난데없이 백 대표의 발언까지 왜곡한 것 아니냐”며 “이 후보측은 백 대표를 정치에 끌어들인 것을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