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31일 전국민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코로나 국면에서 추가로 최하 30~50만원 정도는 (지급)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가 지난달 소득 하위 90%에게 1인당 25만원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는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추가 지급이 필요하다고 한 것이다.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후보는 도(道) 예산을 들여 도민 100%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독자행동을 벌이기도 했다. 야당은 “포퓰리즘 정치의 끝판왕”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 고양시 상암농구장에서 2030세대 여성과 생활체육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1인당 100만원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현재 48만~50만원 가까이 지급됐다”며 전 국민에게 최소 30~50만원의 추가 지급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지난 29일에도 1인당 최소 100만원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추진하겠다고 했었다.
이 후보는 “우리나라 GDP 대비 지원금 규모가 1.3% 정도에 불과해서 다른 나라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다”며 “국가 역량이 부족해서 그런 것도 아니고, 재정판단의 오류같다는 생각이 든다. 복합적 효과를 위해선 추가 지원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금액은 당과 재정당국이 협의해야 할 부분”이라며 “시기도 그렇고. 방법과 과정도 제가 하는 건 아니어서 한 당의 후보로서 제안하는 것”이라고 했다. 추가 지급 재원에 대해서도 “추경할지 본예산으로 할지 등은 협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이 후보의 이 같은 주장에 야당은 “미래세대를 담보로 한 금권선거”라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원희룡 캠프 손영택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게이트’ 등으로 지지율이 떨어지자 급기야 금권선거 카드를 꺼내들었다며 “무분별한 현금 살포가 미래세대에 얼마나 큰 짐을 지우는 일인지 정녕 모르는 것인가”라고 했다. 이어 “경기도는 자체 재난지원금을 3차례에 걸쳐 지급했고 이로 인해 약 3조원의 부채가 발생했다. 모두 미래세대가 갚아야 하는 몫”이라며 “가히 포퓰리즘 정치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재난지원금 지급 과정에서 정부·여당과도 갈등을 겪었다. 당·정·청은 지난 8월 5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소득 상위 12%’를 제외하기로 합의하고 관련 예산을 국회에서 처리했다. 하지만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후보가 도(道) 예산을 들여 정부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경기도민 모두에게 재난지원금을 주겠다고 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 후보와 경선에서 경쟁했던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이 후보를 겨냥해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위적 차별화”(신동근 의원) “민주주의 탈을 쓴 독재자”(정운현 공보단장)라고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