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상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최측근이다. 벤처업계에서 일하던 정 부실장은 이 후보가 2006년 성남시장 선거, 2008년 총선에 출마했을 때부터 함께했다. 성남시 정책보좌관과 경기도 정책실장을 지냈고, 이 후보가 2018년 대선 경선에 출마할 땐 사표를 내고 이 후보 캠프에서 선거를 도왔다.
정 부실장은 공개 석상에 잘 나서지 않고, 언론과 접촉도 피해 그동안 ‘이 후보의 그림자’로도 불려왔다. 민주당 의원들도 “정 전 실장을 잘 알지 못한다”는 이가 많다. 이 후보 측근은 “정 부실장은 통화도 텔레그램(비밀 메신저 앱)을 통해서만 하더라”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정 부실장이 최고 문고리”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온다. 이 후보는 과거 ‘유동규 측근설’을 부인하며 “측근이라면 정진상, 김용 정도는 돼야 하지 않냐”고 했다. 다선(多選) 의원들을 중심으로 꾸려진 민주당 첫 선대위 인선에서도 정 부실장은 선대위 비서실 보직에 이름을 올렸다. 이를 두고 당 일각에선 “대장동 의혹에 수차례 거론된 정 전 실장을 선대위에 올린 것은 그만큼 이 후보가 신뢰한다는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정 부실장은 성남시 정책비서관을 지낼 때 직제상으로는 별정직 6급 공무원이었지만, 실제로는 정책 결정 과정에 대부분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은 4일 통화에서 “(사장 재직 당시) 정진상이 공사 업무를 다 파악하고 있었다. 구조상 그가 알고 있어야 이재명 시장도 알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재명의 성남시는 정진상을 중심으로 한 점조직 형태로 구성돼 있었다”고 했다.
최근 공개된 황 전 사장과 유한기 전 개발본부장의 녹취록에서도 유 전 본부장은 ‘정 실장’을 8번이나 언급하며 황 전 사장에게 사퇴를 종용했다. 황 전 사장은 “언젠가 정진상 실장과 식사를 하려 한다는 말을 유한기 본부장에게 꺼냈더니, 유동규가 ‘내 허락도 없이 정 실장을 만나려 하느냐’고 화를 낸 적이 있다”면서 “그만큼 자기들끼리 보고 체계가 확실했다”고 했다. 정 부실장은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인 2014~2016년 결재한 대장동 사업 관련 문건에서도 공식 결재 계통은 아니지만 ‘협조란’에 다른 부처 관계자들과 함께 서명했다. 2019년 2월엔 화천대유가 시행한 대장동 30평대 아파트 한 채를 분양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