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해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이 과거의 인연, 개인적 친소관계를 갖고 생각하면 안된다”며 “좀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021년 11월 1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호텔에서 열린 만화로 읽는 오늘의 인물 이야기 ‘비상대책위원장-김종인’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맨 오른쪽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국회사진기자단
19일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광화문 개인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질문에 답하며 상임선대위원장이 무엇 때문에 필요한지 이해를 못 하겠다고 말했다./TV조선


국민의힘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 제안을 받은 김 전 위원장은 이날 광화문 소재 개인 연구실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가) 좀 냉정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선거를 앞두고 무엇을 해야 할 것이냐는 게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어떤 사람이 중요한지를 알아야 하는데 아무나 다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도 했다.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선거대책위원회에 영입하려는 데 대해 마뜩찮게 여기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김 전 위원장은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이 상임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데 대해 “상임선대위원장이 무엇 때문에 필요한지 내가 이해를 못 하겠다”며 “그 점에 대해서는 내가 윤 후보에게 분명히 얘기했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통합형 매머드급 선대위를 구상하는데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이다. 김 전 위원장은 “조직이 비대하면 비효율적”이라며 “히틀러는 ‘내가 집권할 때 5만명 당원으로 했는데 지금 보니 조직만 비대해지고 상대적으로 힘이 없어진 것 같다’고도 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정당이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선대위가 없어도 정당이 선거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 정당이 그런 능력을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내가 국민의힘으로 명칭을 바꾸고 시작할 때 청년의힘이라는 기구를 만들자고 해서 청년을 당에 흡수하고 정치적으로 훈련시키자고 했지만 지금은 효과가 없다.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를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그러면서 “선거 캠프라는 것은 효율적으로 일해서 표를 극대화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춰야 하는데 어떤 특정인을 어느 자리에 배치하는 것에 관심을 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민주당 선대위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민주당이 요란하게 사람만 잔뜩 늘려 만들었는데 효율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니 내부적 불만도 나오는데 그것을 반면교사로 삼는다면 윤 후보가 선대위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금방 떠오르지 않겠는가”라며 “남이 잘못을 저지른 것을 똑같이 하면 안 된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이 윤 후보의 선대위 구성안을 수용하기로 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천만의 말씀”이라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