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일가 부정부패 국민검증특위 1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주장을 철회한 것과 관련해 당청 간에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과 청와대는 부인하고 있지만, 이 후보의 전격적인 철회 배경엔 청와대의 제지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사전 교감설에 불을 질렀다. 송 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일가 부정부패 국민검증특위’ 공개 발언에서 “어제 우리 당청이 모여 윤호중 원내대표와 함께 전 국민 재난지원금 문제를 내년으로 이월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모았다”고 말했다. 송 대표의 발언 직후 민주당은 ‘당청이 모여서’를 ‘당정이 모여서’로 바로잡는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5선 의원으로 인천시장까지 했던 송 대표가 ‘당청’과 ‘당정’을 실수할 리가 없다는 말들이 나왔다. 청와대는 이 후보가 지난달 29일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을 주장하면서 시작된 기재부와의 힘겨루기 등에 우려를 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부겸 총리조차 공개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여력이 없다”며 “주머니를 막 뒤진다고 돈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이 후보는 기재부 해체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 후보의 전격적인 재난지원금 철회 뒤에는 청와대의 막후 설득 작업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민주당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청와대가 (이 후보의 지원금 주장 철회를) 모르고 있었다면 더 큰 문제가 아니겠나”라며 “민주당 지도부와 청와대 정무 라인 사이에는 당연히 이와 관련해 여러 차례 소통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정무 라인과 소통했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뜻도 반영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청와대와 민주당은 이를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송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당청 간 재난지원금을 논의했다고 발언하지 않았나’라는 취지의 질문에 “(당청이 아닌) 당정”이라고 거듭 못 박았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정치중립·선거개입 의혹을 받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의무도 있다”며 “청와대가 이런 문제(재난지원금)를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지시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