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철 한국방송공사(KBS) 사장 후보자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의철 페이스북

김의철 한국방송공사(KBS) 사장 후보자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출마 선언문을 비방하는 듯한 글을 자신의 SNS에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김 후보자는 해당 게시물에 대한 기억이 없다고 했다가, 22일 청문회에서 뒤늦게 윤 후보를 겨냥한 글이었다고 인정했다.

김 후보자는 지난 6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약탈’ 단어를 포털사이트 국어사전에서 검색한 화면을 캡처해 올렸다. 그는 “하도 오랜만에 듣는 생경한 단어라 사전을 한 번 찾아봤다”며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나, 아무런 비판 의식 없이 그런 말을 그대로 받아쓰는 사람들이나”라고 했다.

김 후보자가 이 글을 올린 날은 윤석열 후보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날이다. 당시 윤 후보는 “이제 우리는 이런 부패하고 무능한 세력의 집권 연장과 국민 약탈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윤 후보가 출마 선언 메시지를 낸 뒤 5시간 정도가 지나 김 후보자가 윤 후보 출마 선언문에 있는 ‘약탈’을 언급하며 이런 글을 올린 것이다.

야당에선 “김 후보자가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나’라고 한 게 윤 후보자 아니냐” “공영방송 책임자로서 정치적 편향성이 문제된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은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서면 질의를 통해 해당 게시물을 지목, “‘약탈’이란 표현을 문제 삼은 바 있는데 언론에서 대신 쓸 수 있는 표현이 무엇이라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후보자는 “해당 SNS가 어떤 이유로 작성된 것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논란이 되자, 김 후보는 ‘윤 후보를 지목한 글이 맞는다’고 뒤늦게 인정했다. 22일 오후 재개한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는 “SNS에서 언급한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누구냐”고 묻는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 질의에 “윤 후보가 맞다”고 답했다. ‘편향적인 시각을 고치겠느냐’는 질문에는 “쭉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일체 그런 내용들은 실은 적이 없다. 공인과 개인의 차이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황보 의원은 “기자 출신으로서 공정 보도의 가치를 모르지 않을 텐데 이렇게 공개적으로,그것도 노골적으로 특정 후보에 대한 반감과 적대감을 드러내는 후보자가 과연 KBS 사장으로 자격이 있는지 심각하게 우려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