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공약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낸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인 5선의 이상민 의원도 이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에 공개 반대하며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니고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달 19일 대전시 유성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도착, 이상민 의원 등 대전 지역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청와대 이철희 정무수석은 전날 국회를 찾아 민주당 박완주 정책위 의장에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 반대 이유로는 부동산 정책의 일관성과 시장 안정성 등을 들었다고 한다. 앞서 청와대 박수현 소통수석과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각각 “다음 정부에서 검토할 문제” “다시 부동산 시장 불안을 초래할 것” 등의 이유로 양도세 중과 유예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송기헌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15일 “청와대로부터 우려스럽다는 의사를 들은 것은 맞는다”며 사실상 이를 시인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는 걱정스럽게 생각하는데 후보는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어서 어떻게 논의할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후보에게 공개적으로 말하고 싶다”며 “지난번에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이 되겠다고 해서 저는 질겁을 했다. 대선 후보라 할지라도 당내 의견 수렴을 먼저 거치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그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와 관련해 “당이 두 쪽 날 정도로 의견이 양분되다시피 하다가 그렇게 하지 않기로 결론을 냈다”며 “매우 예민하고 중요한 정책을 흔들어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 후보가 대구·경북 지역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공과가 있다”고 인정한 것에 대해서도 “그런 발언 때문에 국민의힘 후보에게 갈 표가 우리 당 후보에게 오고 표심이 좌우되리라 생각하면 오늘날 국민의 민도를 너무 무시하는 것”이라며 “국민들 민심과는 동떨어지게 더구나 본인이 왔다 갔다 하고 있다”고 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청와대와 당의 비판에 대해 “부동산 정책에 있어서 만큼은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의원이 많다”며 “의견 수렴을 통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