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손실 보상 지원을 위한 추가 경정 예산 편성 문제에 부정적이었던 국민의힘 기류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당초 국민의힘은 여당이 추경 편성 뜻을 밝히자 “대선을 의식한 매표(買票) 행위”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화하자 야당 내부에서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이 절실한 상황에서, 대안 없이 추경을 무작정 반대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번지고 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 / 연합뉴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는 17일 통화에서 “야당은 추경에 반대하기보다는, 오히려 코로나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한 보상을 최대한 지원하자는 쪽”이라며 “정부가 기존 방역 예산과 예비비를 활용한 뒤 그래도 부족하면, 여당이 정부를 설득해 추경안을 먼저 편성해 국회에 제출하면 언제든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추 수석부대표는 “정부가 소상공인들에게 100만원씩 방역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하는데, 이보다 몇 배가 더 지원되야 한다”며 “언 발에 오줌 누기식 대책만 내놓으며 생색만 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추경을 두고 엇박자를 낸다는 말이 나왔던 윤석열 대통령 후보와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도 “재정이 부족하다면 추경도 고려해야 한다”는 데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 16일 “정부가 이미 예산 편성을 완료했기 때문에 기존 방역 예산과 정부 예비비를 우선 활용해 자영업 긴급 피해 보상에 임해야 한다”며 “그래도 부족하다면 추경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추경은 대통령 소관’이라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나타냈던 입장에서 선회한 것이다.

다만 국민의힘은 코로나 피해 지원을 위해 필요한 재원 규모에 대해 내부적으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재원 규모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라며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무기력, 무전략으로 코로나 지원 방안에 손을 놓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다주택자 양도세의 한시적 인하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윤창현 선대위 경제정책추진본부장은 “양도세가 75%까지 있는데 거기에 지방세를 더하면 82.5%”라며 “한시적으로 양도세를 인하해서 매물이 나오면 집값이 떨어지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