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21일 입사지원서 파동에 휩싸인 청와대 민정수석을 두둔한 박범계 법무장관에게 “오지랖 넓게 선제적으로 방어하는 모습이 부적절하다”고 했다.
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박 장관을 겨냥해 “법무장관의 직분에 어울리지 않고, 사실관계도 제대로 파악하기 전에 사적인 판단을 표출했다”면서 이 같이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장관의 자제를 촉구한다”고 했다.
전날 김진국 청와대 민정수석 아들은 입사지원서에 “아버지가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적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자 박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올리면서 “제가 이 기사를 포스팅 하는 것은 김 민정수석은 투명하다는 확신 때문”이라고 적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상황실장인 조 의원이 ‘공개 경고’ 한 것이다. 이는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 편은 무조건 감싸는 ‘내로남불’ 행태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조 의원은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중립이 극도로 요구되는 현 시점에서 법무장관이 개인적 확신을 근거로 오지랖 넓게 청와대 참모의 사적영역에까지 선제적으로 방어하려 나서는 모습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불필요한 오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박 장관은)사적인 판단을 섣불리 표출함으로써 스스로 적격시비를 자초했다”며 “(나아가) 사과를 한 민정수석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들 뿐 아니라, 자칫 대통령에게까지 부담을 지울 수도 있는 행동으로 비칠 수 있다”고도 했다.
민주당은 ‘조국사태’ 당시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입장을 폈다가, 국민적 공분이 거세지자 뒤늦게 사과했었다. 이 때문에 ‘내로남불’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조 의원은 박 장관의 ‘민정수석 감싸기’ 행태에 대해 “그 동안 ‘내로남불’ 이라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우리당과 후보의 노력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결과로 귀결될 것”이라고 재차 지적했다.
이 같은 조 의원의 지적에도 박 장관은 이날 오전까지 “김 민정수석은 투명하다”고 적은 게시물을 공개상태로 유지했다.
앞서 김 민정수석 아들 김모(31)씨는 한 컨설팅 회사에 제출한 입사원서 자기소개서 ‘성장 과정’ 항목에 “”아버지께서 현 민정수석이신 김진국 민정수석이십니다”라고 한 줄만 적었다. ‘학창 시절’과 ‘성격의 장단점’ 항목에는 “아버지께서 많은 도움을 주실 겁니다” “제가 아버지께 잘 말해 이 기업의 꿈을 이뤄 드리겠습니다”라고도 했다.
김진국 수석은 “아들이 불안과 강박 증세 등으로 치료를 받아왔다”며 “있을 수 없는 일로 변명의 여지가 없고,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했다. 김 수석은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힐 예정이고, 문 대통령도 이를 수용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