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유상범 법률지원단장과 정희용 의원, 권오현 법률자문위원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야당 국회의원 통신자료 조회 관련 김진욱 공수처장, 최석규 공수처 부장검사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하기 위해 민원실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기자와 민간인에 대한 통신 조회 남발로 ‘언론 사찰’ 의혹을 받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국민의힘 의원 7명의 통신 자료 조회를 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확인된 의원만 7명으로,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도 남았다. ‘언론 사찰 의혹’ ‘민간인 사찰 의혹’을 넘어 정치권에 대한 사찰 의혹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공수처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수사가 신속히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가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통신 자료를 조회한 야당 의원은 총 7명이다.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해, 박성민, 박수영, 서일준, 윤한홍, 이양수, 조수진 의원이다.

공수처의 야당 의원들에 대한 통신 자료 조회는 지난 10월 초 중순 사이에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추 수석부대표는 지난 10월 1일 공수처에서 통신 자료 조회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조수진 의원의 경우 지난 10월 13일 공수처에서 통신 자료 조회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는 이양수 의원은 10월 13일 통신 자료 조회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석열 대통령 후보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서일준 의원은 10월 13일, 윤석열 측근으로 꼽히는 윤한홍 의원은 10월 13일 공수처의 통신 자료 조회를 당했다. 선대위 클린선거전략부본장 박수영 의원은 10월 1일, 선대위 조직1본부장 박성민 의원 10월 13일 등이다.

국민의힘은 공수처의 통신내역 조회가 수사와는 무관한 명백한 ‘불법 사찰’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소속 정당의 전 의원과 보좌진에 통신자료 제공내역을 요청하도록 지시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공수처의 통신내역 조회 정황이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 공지를 통해 “공수처에서 야당의원들에 대한 통신기록을 조회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불법사찰로 통신기록 조회 추가사례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여 당 차원의 추가적인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공수처가 전화 뒷조사를 벌인 언론사는 15곳, 기자는 40여 명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언론사와 기자들이 공수처의 통신 자료 조회 여부를 이동통신사에 추가로 확인하면서 전화 뒷조사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