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23일 검찰 수사를 받아온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의 극단적 선택을 계기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를 겨냥한 공세를 강화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김 처장을 몰랐다는 이 후보 말은 거짓말”이라며 전날에 이어 두 사람이 같이 찍은 사진을 추가로 공개했다. 앞서 이 후보는 22일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성남시장 재직 때는 (김 처장을) 몰랐고, 알게 된 것은 도지사 후 개발 이익 확보와 관련된 재판(2019년 1월)을 받을 때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지난 2015년 1월 이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9박 11일 일정으로 호주·뉴질랜드 출장을 갔을 때 김 처장이 동행한 증거물을 차례로 내놨다.

또 나온 뉴질랜드 출장사진… 李 모자엔 '골프장 볼마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맨 오른쪽) 대통령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인 2015년 뉴질랜드 출장지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유동규(가운데) 전 기획본부장, 고(故) 김문기(뒷줄 맨 왼쪽) 개발사업 1처장과 함께 촬영한 사진. 이 사진에 대해 국민의힘 측은“당시 이 후보가 착용한 모자에‘볼마커(골프장에서 쓰는 도구)’가 꽂혀 있다”며“출장 가서 골프도 친 것이냐”라고 했다. /국민의힘 이기인 성남시의원 제공

이날 국민의힘이 공개한 사진에는 호주·뉴질랜드 출장 당시 골프웨어 브랜드의 모자를 착용한 이 후보가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 김 처장과 함께 나란히 인증 샷을 찍은 장면이 담겼다. 국민의힘 ‘이재명 비리 국민검증특별위원회’ 소속 이기인 성남시의원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트램 선진 지역 견학에 트램과 아무런 연관도 없는 전략사업실의 유동규 본부장과 개발 1팀의 김문기 처장을 해외 출장에 동행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남도시개발공사 인사 기록을 확인해 보니 2015년 12월 31일 이 후보가 시정 발전 공로를 인정해 김 처장에게 성남시장 표창을 수여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해당 사진과 관련, “출장 가서 골프도 치신 건가. 김 처장과 한 팀으로 친 건 아닌가”라며 “우연히 골프모자에 볼마커가 꽂힌 채로 사진을 찍으신 것인가”라고 했다.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원회는 이날 논평에서 “대장동의 진실을 이재명은 압니다”라며 “대장동 특검 거부, 진실 은폐됩니다”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김 처장 사망 이후 대장동 사업 실무를 맡았던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 한모(현 팀장)씨에 대한 신변 보호도 경찰에 요청한 상태다. 한씨는 대장동 민간 사업자 선정 뒤인 2015년 5월 27일 사업협약서 검토 의견서에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넣었다가, 7시간 뒤에 해당 조항을 삭제하고 당시 팀장이던 김 처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항 삭제로 대장동 사업자인 화천대유는 수천억 원의 초과 이익을 거둘 수 있었다. 김은혜 선대위 공보단장은 “실무선에서 핵심으로 불리는 네 분 중에 한 분(유동규)은 구속됐고 두 분(김문기, 유한기)은 유명을 달리하셨고, 남은 건 한씨뿐”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 지지율이 최근 상승세인 만큼 야권의 공세에 대응을 자제하고 대신 정책 대결 구도를 부각시킨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문제 삼고 있는 이 후보와 김 전 처장의 관계에 대해 “같이 일을 하더라도 윗사람은 여러 사람을 대하기 때문에 모르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며 “조직 생활을 하다 보면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는데 얼굴만 알지 말을 섞지 않는 경우도 있지 않냐”고 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번 논란이 장기화할 경우 이 후보에게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민주당은 야당의 대장동 특검 요구에 대해서도 “윤석열 후보도 수사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