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공수처장이 30일 오후 국회 법사위 회의장 앞에서 공수처의 통신 자료 조회에 항의하는 국민의힘 의원들 옆을 지나가고 있다. /이덕훈 기자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30일 공수처의 통신 자료 조회 논란에 대해 “왜 저희만 가지고 사찰이라고 그러느냐”고 말했다. 공수처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와 그의 아내 김건희씨 등에 대한 통신 자료 조회를 한 것을 놓고 국민의힘이 사찰이라고 주장하자 이같이 답한 것이다.

김 처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보도를 보면 저희가 윤 후보에 대해 한 것이 3회, 서울중앙지검이 4회이고 배우자에 대해선 (공수처가) 1회, 검찰이 5회”라며 “지금 건수로 봐선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또 “제가 지난주 과학기술정통부 발표된 통계를 보니 검찰의 통신자료 조회가 59만7000건, 경찰이 187만7000건, 저희가 135건”이라며 “저희보고 통신사찰했다고 하는 것은 과하신 말씀”이라고 했다.

그러나 법사위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검찰이 2019년 하반기부터 2020년까지 처리한 건수가 330만건이 넘는데 그거 처리하면서 통신 자료 조회를 282만건 했다”며 “왜 공수처장은 사건 처리는 쏙 빼놓고 조회 건수만 이야기하느냐”라고 했다.

윤 의원이 “공수처 통신 자료 조회가 135건이 맞느냐”고 묻자, 김 처장은 “전반기 135건”이라고 답했다. 윤 의원이 하반기 건수를 묻자 김 처장은 “하반기는 그거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숫자는 기억 못 한다”고 했다.

윤 의원은 “상반기는 건수가 얼마 없으니까 이야기하고 하반기를 이야기하지 않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것 아니냐”고 했다.

김진욱 공수처장이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법사위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검찰이 잘했다는 게 아니라 검찰은 여러 사건을 하니까 그렇게 된 것이고, 공수처는 (고발 사주 의혹 등) 단일 사건을 갖고 수도 없이 많은 사람을 조회한 것”이라고 했다.

권 의원은 “공수처가 필요 최소한이 아닌 이렇게 무차별적으로 조회하는 건 무소불위 검찰 제어하겠다고 만든 공수처가 무소불위 수사기관이 된 것”이라며 “민주당이 아마 이런 식으로 당했다면 벌떼같이 나서서 공수처를 폐지하자고 했을 것”이라고 했다.

검찰 출신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도 “‘수사를 위한 정보 수집’은 그 시점에 통화가 많았던 사람 등을 추출해서 해야 하는 것인데, 국민의힘 의원 84명 조회는 그런 제한을 무시한 것”이라며 “이게 사찰”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