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통령 후보는 새해 첫 공식 일정으로 고(故) 노회찬 의원의 묘역을 찾아 “낡은 양당(兩黨) 정치의 불판을 갈아치울 것”이라고 했다. 이보다 앞서 공개한 신년사에서도 “비호감 대선이라고 결코 절망하지 말자”면서 대안 후보로서의 존재감을 부각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실망한 부동층(浮動層)을 공략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심 후보는 1일 경기 성남시 모란공원에서 신년 인사회를 열고 “기득권 정치 진절머리 난다고 물러서지 마시라.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고 결코 좌절하지 마시라”고 했다. 2일에는 경제전문 유튜브채널 ‘삼프로TV’에 나와 현 정부뿐만 아니라 양당 대선 후보의 핵심 공약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 자리에서 심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아주 잘못됐다. 집 값이 역대 최대로 폭등하지 않았나”라고 했다. 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부동산 공약과 관련해서도 “두 후보가 공급량으로 수량 경쟁을 하고 있는데 과연 무엇을, 누구를 위한 어떤 공급이냐는 점에서 저는 굉장히 회의적”이라고 했다. 또 “요즘에 어떤 분은 증세하는 것을 죄악시하는데 이것은 굉장히 비겁한 정치”라고 했다. 이는 이 후보의 부동산 감세 기조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처럼 심 후보가 이 후보에게 각을 세우는 데에는 최근 여권 지지층의 ‘쏠림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풀이가 나온다. 실제 지난 1일 발표된 5건의 여론조사에서 심 후보 지지율은 3~4%대로 저조한 반면 진보 성향 유권자들의 결집을 토대로 이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추세다.
정의당 선대위 측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이 최대 26%에 달한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치권에선 심 후보가 신년 메시지에서 ‘역대급 비호감’이라는 키워드를 연일 부각하는 배경에는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비호감도를 공략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동영 정의당 선대위 선임대변인은 “자체적으로 분석한 결과, 심 후보의 호감도가 상승세에 접어들고 있다”며 “대선이 다가올수록 양당 후보들의 ‘부도덕성’ ‘자질 없음’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데, 그런 국면에서 부동층이 주4일제와 같은 심 후보의 미래 비전을 바라봐주시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