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022년 1월 3일 오후 선거대책위 개편관련 회의를 마치고 여의도 당사를 나서고 있다/이덕훈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3일 밤 “선거에 대해 많은 분이 걱정하시는데 그것은 오롯이 후보인 제 탓이고 제가 부족한 것”이라며 “국민께 정말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수시간에 걸친 선거대책위원회 개편 관련 회의를 마치고 나와 이같이 밝혔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이날 선대위 전면 개편을 요구하고,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 김기현 원내대표 등 선대위 및 원내 지도부의 사의 표명이 줄 잇자 이 같은 입장을 낸 것이다.

윤 후보는 “우리 당 의원들을 포함해 관심 있는 분들은 선대위에 좀 큰 쇄신과 변화가 있기를 바라고 계신다”며 “저도 연말·연초 이 부분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많은 분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도 얼마 안 남았으니 (선대위 개편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신중하게 여러분들의 의견을 잘 모아서 빨리 결론을 내리고 선대위에 쇄신과 변화를 주고 새로운 마음으로 심기일전하겠다.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했다. 선대위 지도부 일괄 사의 표명을 수용할지에 대해선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선대위 쇄신 범위에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포함되느냐’는 취재진 물음에는 “제가 뭐라고 자세히 이야기 드리기가 그렇다”며 “좀 기다려달라”고 했다.

앞서 윤 후보는 이날 김 위원장이 선대위 회의에서 “선대위 본부장 일괄 사퇴를 포함해 선대위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하자, 오후 공개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여의도 당사에서 수차례 회의를 했다. 김 위원장은 윤 후보에게 “(내가) 총괄 선대위원장이 아니라 후보 비서실장 노릇을 하겠다”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후보는 선대위 쇄신이 필요하다는 김 위원장의 문제의식에는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안(案)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 사의 표명 혼선도 벌어졌다. 김 위원장이 이날 오후 5시쯤 윤 후보와 만나고 15분쯤 뒤 선대위가 “총괄선대위원장, 상임선대위원장, 공동선대위원장, 총괄본부장 등 모두가 후보에게 사의 표명을 했다”고 언론에 공지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그 직후 “누가 그러느냐”며 사의 표명설을 부인했고, 선대위도 “소통 착오로 잘못 전달됐다”고 수정했다.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발언을 임태희 총괄상황본부장이 잘못 알아듣고 그걸 전해주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했다. 이날 김 위원장을 제외한 김병준 위원장, 김한길 위원장, 신지예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 등은 전원 사의를 표명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 지도부도 사퇴하고, 국민의힘 의원 105명 전원도 모든 당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