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원 게시판

더불어민주당이 당원 간 갈등 유발을 이유로 잠정 폐쇄했던 온라인 당원 게시판을 3일 다시 열었다. 그러나 그동안 익명으로 운영했던 시스템을 ‘실명제’로 전환하면서 당내에서도 “표현의 자유를 크게 제약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권리당원 게시판 신규 오픈 안내’ 공지를 통해 지난달 1일 잠정 폐쇄한 권리당원 게시판을 다시 열었다고 밝혔다. 당원 게시판은 당비를 내는 권리당원이면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 지난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당원 게시판에선 이재명 후보 지지자와 이낙연 전 대표 지지자들의 상대 후보 비방이 난무했다. 경선이 끝난 뒤에도 강성 친문(親文) 당원을 중심으로 이 후보 교체 주장이 이어지자, 민주당은 지난달 1일 게시판 잠정 폐쇄를 결정했다.

민주당은 한 달여 만에 게시판 재개를 공지하며 “이전과 같이 분쟁 과열, 법적 분쟁, 운영 불가 수준의 게시판이 될 경우 권리당원 게시판 폐쇄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앞으로도 다시 게시판을 닫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사용자 닉네임 뒤에 실명이 붙고, 이름 가운데 글자만 가리는 식으로 실명제를 도입했다.

민주당 5선(選) 이상민 의원은 실명제 전환에 대해 “반민주적이고 부끄러운 짓”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당원 게시판은 당원들 사이의 소통의 공간이며 활성화가 기본으로서 무엇이든 주저하지 않고 거침없이 쏟아낼 수 있어야 한다”며 “다소 거친 부분이 있다면 자정 기능을 통하면 해결될 일”이라고 했다. 이어 “툭하면 게시판을 폐쇄하는 것은 매우 반민주적일 뿐 아니라 파괴적이며 비겁하다”며 “그런 차원에서 ‘게시판 폐쇄 검토 운운’은 아주 몹쓸 겁박이며 너무 부끄럽다”고 했다. 당내 소신파 역할을 하는 이 의원 역시 친문 당원들의 문자 폭탄 등에 시달려 왔다.

한편 이날 재개된 당원 게시판엔 여전히 이 후보 교체를 주장하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한 당원은 “실명제를 환영한다. 이름을 걸고 후보 교체를 원한다”고 했고, 다른 당원은 “어디서 깜도 안 되는 후보를 내놓고 여당이라고 입을 터냐. 반성하고 후보 교체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