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4일 국민의힘 선대위가 자중지란에 빠진 상황에 대해 “빨리 수습이 되어서 공당(公黨)으로서 정책 경쟁에 함께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런 때일수록 경거망동해서는 안 된다”며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권 교체 여론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방심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후원회 출범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내홍에 대해 “경쟁하는 다른 당의 상황에 대해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도 그는 최근의 지지율 역전에 대해 “낙관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더 겸손하자고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또한 이날 소통 플랫폼 ‘이재명 플러스’에 올린 글에서 “캠프는 후보의 지지율이 조금 올랐다고 경거망동해서는 안 된다”며 “선거는 끝날 때까지 결코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야당의 자중지란에 자칫 이완될 수 있는 당내 분위기를 다잡은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선 야당 내홍에 대한 비평이 이어지고 있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날 라디오에서 국민의힘 선대위 상황에 대해 “(국민의힘) 공통분모는 배신의 아이콘”이라고 했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국민을 거의 다 속여왔건만, 잡힐 듯이 잡힐 듯이 잡히지 않구나”라고 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선 “이러다가 선거는 해볼 것도 없이 끝나는 것 아니냐”며 대선 승리를 낙관하는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그러자 이 후보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선거운동은 하지 않고 감투만 요구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고, 일은 안 하며 자리만 차지한 채 오만방자한 행태를 보이는 자들도 있다는 보고도 올라온다”며 “상대가 자중지란에 빠져 있으니 적당히 대충 해도 이기겠지 하는 자만이 코로나처럼 번질 수 있다는 느낌”이라고 했다. 이 후보가 상승세를 타면서 민주당 선대위도 다시 몸집을 불리고 있다. 영입 인사들의 활동 공간을 열어준다는 명분으로 선대위에 설치된 각종 위원회는 현재 55개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