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 임기 만료인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의 후임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비상임위원인 이승택·정은숙 현 선관위원 중 한 명이 호선(互選)될 것이라는 관측이 20일 정치권에서 나왔다. 중앙 선관위원은 대통령 임명 3인, 대법원장 지명 3인, 국회 선출 3인으로 구성된다. 조 위원도 대통령 지명으로 선관위원이 돼 장관급인 상임위원이 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외부 인사를 새로 임명할 경우 인사 청문회를 하면서 야당의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위원들 중에 조 상임위원의 후임을 뽑으려는 것 같다”며 “청와대가 선관위에 개입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차기 상임위원으로는 이 위원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직 선관위 간부는 “이 위원이 선관위 정례회의에서 주요 안건과 관련해 주장을 강하게 펴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대선과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이기 때문에 여권은 장악력이 있는 상임위원을 원할 것”이라고 했다. 사법고시 32회인 이 위원은 노무현 정부에서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지냈으며, 2017년 법원에서 퇴임한 이후 법무법인 대륙·아주 소속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선관위 안팎에서는 청와대가 조 상임위원의 후임으로 이 위원을 추천했다는 설도 돌았다. 선관위 측은 이와 관련해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당장 오는 24일이면 조 상임위원이 비상임위원으로 옮겨가 상임위원 자리가 공석이 되기 때문에 노정희 중앙선관위원장(대법관)이 이와 관련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소집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야당은 “문재인 대선 캠프 특보 출신인 조 상임위원은 임기 만료를 끝으로 선관위 업무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면서 그의 비상임위원 전환 근무를 반대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들을 만나 “조 상임위원은 ‘문(文)해주’, 친여 위원으로 가득 찬 선관위는 ‘문관위’”라고 했다. 조 상임위원은 이날 본지에 정치 편향 논란에 대해 “공정은 제가 35년간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실천해 온 최고의 가치이자 앞으로도 지켜야 할 유일한 덕목”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