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10일 3·9 서울 종로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이번 재보선이 대선과 같은 날 치러지는 데다 종로의 정치적 무게감을 감안해 경선 없이 당 지도부가 후보를 선정하기로 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선대본부 정책본부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선대본부 상임고문)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후보 의중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왼쪽)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국민의힘 관계자는 9일 “공천관리위가 10일 밤 경선 지역 후보 여론조사 결과를 확인하는 자리에서 종로 공천 문제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종로 공천은 ‘정치 1번지’라는 상징성에 걸맞은지, 대선 득표력에 도움이 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재보선은 전국 선거구 5곳에서 치러진다. 더불어민주당은 재보선 유발 책임이 있는 3곳(종로, 경기 안성, 충북 청주 상당)에, 국민의힘은 곽상도 전 의원이 사퇴한 대구 중·남구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

국민의힘에선 애초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종로 공천을 미루고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윤 후보와 안 후보 간 단일화가 재보선 후보 등록일(2월 13~14일) 전 이뤄지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원희룡 전 제주지사,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다른 후보군이 가시화하고 있다. 원 전 지사는 주위에서 출마를 권유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원장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정권 교체를 위해 종로에 출마하라는 당의 요청이 있다면 따르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40대 여성 방송인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서울 서초갑, 충북 청주 상당 선거구는 10일 경선(당원 투표 50%+국민 여론조사 50%)을 통해 후보를 결정하기로 했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득표자가 결선을 치른다. 서초갑은 이혜훈 전 의원, 전옥현 전 국정원 제1차장, 전희경 전 의원, 정미경 최고위원, 조은희 전 서초구청장 등 5명이 경쟁하고 있다. 민주당은 서초갑에는 이정근 당 미래사무부총장을, 대구 중·남구에는 백수범 변호사를 공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