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외교·안보 참모들은 미국·일본·인도·호주 4국 협력체인 ‘쿼드(Quad)’에 단계적으로 가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쿼드 산하 백신·기후변화·신기술 등 주요 분야 워킹그룹에 참여하며 관련국들과 접촉 면을 넓히다 적절한 시점에 정식 회원국으로 들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윤 당선인 측 인사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한국이 쿼드에 덜컥 가입하며 프리라이드(무임 승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번영에 대한 기여를 늘려가며 지역 키플레이어로서 실질적인 위상을 갖는 데 우선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윤 당선인은 가속하는 미·중 패권 전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13년 산업부로 이전한 통상 기능을 다시 외교부로 가져와 외교통상부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윤 당선인과 외교 참모진은 외교부와 산업부 양측의 입장을 들어보고 장단점을 따져 최종 판단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윤 당선인은 존폐 논란이 있었던 통일부에 대해선 “자유민주주의적 통일을 위한 노력은 대통령의 책무(責務)인 만큼 유지하되 제 기능을 하도록 정비하자”는 방침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은 이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안보 분과 인수위원에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2차관,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 이종섭 전 합참 차장을 선임했다. 분과 간사를 맡은 김 전 차관과 김 전 기획관은 이명박 정부에서 외교·안보 정책을 담당했던 국제정치학 교수 출신이다.
외교가에서는 “이명박 정부가 구사했던 ‘한미 동맹 중시’ ‘원칙 중심의 대북(對北) 정책’ ‘탈이념·국익 중심’ 기조를 복원·발전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는 종전 선언 추진 등 대북 유화 정책, 미·중 줄타기 외교를 시도한 문재인 정부와는 180도 다른 외교·안보 밑그림을 그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