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서울시 교육의 현안과 문제해결'을 주제로 열린 서울 중도 ·보수 교육감 단일화 토론회에서 후보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명복 전 서울시 교육의원, 박선영 21세기교육포럼 대표, 이대영 전 서울교육청 부교육감, 조전혁 서울시 혁신공정교육위원장. 조영달 서울대 교수는 불참했다. /뉴스1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되는 교육감 선거에서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보수 후보 단일화 작업이 삐걱대고 있다. 정치권에선 “보수 후보 난립으로 좌파 진영이 또 수도권 교육감 선거를 휩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은 진보 진영에서 조희연 교육감의 3선 도전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다른 후보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보수 진영은 후보 단일화를 위한 ‘수도권교육감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교추협)’가 만들어졌고, 박선영 전 동국대 교수, 이대영 전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 조영달 서울대 사회교육과 교수, 조전혁 서울시 혁신공정교육위원장, 최명복 전 서울시 교육의원 등 5명이 단일화에 동의했다. 이들은 여론조사(60%)와 시민들로 이뤄진 선출인단 투표(40%)를 합산해 오는 30일까지 단일 후보를 뽑기로 했다.

조영달 서울대 교수./참민주국민네트워크

그러나 지난 14일 교추협의 단일화 토론회에 조영달 후보는 “단일화 추진 과정에서 공정성과 투명성 등에 문제가 있다”며 참여하지 않았다. 그는 “선거 관리를 교추협이 아닌 선관위 등 중립적인 기관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후보들은 “이미 합의한 방식”이라며 반대 입장이다.

만일 보수 후보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조희연 교육감에게 상당히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2014년과 2018년 교육감 선거에서도 보수 진영이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조희연 교육감이 잇따라 이긴 전례가 있다. 2014년 선거에선 보수 분열로 조 교육감이 39%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2018년에도 박선영 후보(36.2%)와 조영달 후보(17.3%)가 얻은 표를 합하면 조희연 교육감(46.6%)이 얻은 표보다 많았다.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서울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기긴 했지만 격차는 4.8%포인트에 불과했다. 한국교총 김동석 교권본부장은 “조 교육감은 ‘전교조 특채’ 문제로 검찰에 기소돼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꼽히지만, 현직 프리미엄을 무시할 수 없다”며 “보수 단일화를 한다고 해서 꼭 이긴다는 보장을 할 수도 없다”고 했다.

1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신초등학교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봉사자들과 학생들에게 나눠줄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키트 소분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도 상황은 비슷하다. 보수 진영에서 박승란 전 숭의초 교장과 이대형 인천교총 회장, 최계운 인천대 명예교수, 허훈 전 인천하이텍고 교장 등이 예비 후보로 등록했지만, 단일화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다. 오히려 단일화 기구가 2개 만들어지면서 ‘단일화 기구의 단일화’를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반면 진보 진영에선 출마 의사를 밝혔던 친(親)전교조 후보 등이 잇따라 사퇴하고 재선 도전에 나선 도성훈 현 교육감이 단독으로 나섰다.

경기도에서는 오히려 진보 교육감 후보들의 단일화 움직임이 발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이재정 교육감이 3선 도전 입장을 뚜렷하게 밝히지 않은 가운데, 박효진 전 전교조 경기지부장 등 최대 10명 안팎 진보 진영 후보의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이에 진보 진영은 ‘경기도교육감 민주진보 단일후보를 위한 준비모임’을 만들어 단일화 작업에 들어갔다.

반면 보수 진영에선 단일화 추진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 성남에서 3선 국회의원을 한 임태희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강관희 전 경기도 교육의원 등이 보수 후보로 출마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보수 단일화 로드맵은 나오지 않았다. 이번 대선에서 윤 당선인은 경기도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5.3%포인트 뒤졌다. 교추협 관계자는 “서울에서의 단일화가 수도권 단일화의 출발이 될 것”이라며 “서울 단일화에 성공하면 경기, 인천의 단일화 가능성도 커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