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7년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관계자들과 찍은 사진. 박 의원의 왼쪽 귀 뒤편은 최성호 현 감사원 사무총장이다. /민주당 관계자 제공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 분과 전문위원에 ‘탈원전 감사 뭉개기’ 논란 간부를 추천하는데 ‘박범계 라인’으로 통하는 최성호 감사원 사무총장의 의사가 반영됐던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인수위 측 관계자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감사원이 인수위 전문위원으로서 흠결 사항이 있는 감사원 A 국장을 추천해 어떻게 된 것인지 파악해 보니 그 배경에 최성호 사무총장이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최 사무총장은 인수위의 지적에 A국장 추천을 철회하고 대신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감사를 마무리 지은 유병호 국장을 인수위 전문위원에 파견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최 사무총장은 2017년 문재인 대통령 정부 출범 당시 ‘미니 인수위’로 불리는 국정자문기획위원회 정치행정분과에 파견됐었다. 당시 이 분과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현 법무부 장관)이었다. 최 사무총장은 이렇게 국정자문기획위원회에서 박 장관과 인연을 맺으며 감사원과 민주당 안팎에서 ‘박범계 라인’으로 통했다.

여권의 압박 등으로 난항에 빠진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감사를 마무리한 유병호 당시 공공기관감사국장을 올 1월 비(非)감사부서에 보내는 과정에도 최 사무총장이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국회 법사위 관계자는 “최 사무총장이 유병호 국장을 불러 선임 국장들이 기피하는 비감사부서 감사연구원장에 자진해 지원할 것을 권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 감사원 관계자는 “유 국장은 동료들 사이에서 ‘강골’ ‘(삼국지의) 장비’로 불린다”면서 “유 국장은 비감사부서에 가고 싶어하지 않았다”고 했다.

최성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이던 2019년 청와대 업무추진비 부정 사용 의혹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YTN

최성호 사무총장은 2019년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 당시 청와대 업무추진비 부정 사용 의혹에 대한 감사를 맡았지만, “별 문제가 없었다”는 결과를 발표해 ‘물[水] 감사’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인수위 정무사법행정 분과는 25일 감사원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인수위는 이 자리에서 감사원의 각종 감사 진행 상황 등을 보고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