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

권영진 대구시장이 6·1 지방선거를 두달여 앞두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재선 현역 시장의 3선 도전 포기로 ‘보수 텃밭’인 대구시장 선거판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권 시장은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새 정부가 출범하면 새로운 사람이 대구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드리는 게 대구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누가 적임자인지 시민 여러분들과 당원 동지들께서 현명하게 판단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권 시장의 정확한 불출마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정치권에선 권 시장의 건강 문제와 국민의힘 공천 페널티 규정 변경 등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권 시장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과로로 건강이 안 좋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최근 ‘현역 의원 10%, 무소속 출마 이력 15%’였던 공천 신청자 페널티를 ‘현역 의원 5%, 무소속 출마 10%에 중복 감점 방지’로 바꿨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선 최종적으로 페널티 규정 자체를 없애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권 시장에게 가장 위협적인 도전자로 여겨졌던 홍준표 의원은 전혀 감점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 페널티 규정이 바뀌지 않았다면 홍 의원은 무소속 출마로 당선된 뒤 국민의힘에 다시 들어왔기 때문에 ‘이중 페널티’가 적용돼 25% 감점을 받아야 했다.

권 시장의 불출마로 홍 의원과 김재원 전 최고위원,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등의 공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누가 권 시장 지지자 표심을 끌어들이느냐가 경선 결과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구 달성으로 이사 온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 유영하 변호사의 출마도 가시화되고 있다. 유 변호사는 최근 “(대구시장 출마를) 깊이 고민 중이며 (출마 여부를) 곧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서울 노원구에서 국회의원을 했던 권 시장이 8년 전 갑자기 내려와 대구 시장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며 “‘보수 텃밭’이라고 하지만 대구 지역 내 선거에선 어떤 후보도 안심할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