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를 두 달 앞두고 국민의힘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을 했다. 경기도는 지난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46만표(4.3%포인트) 이겼던 곳이다. 국민의힘에선 대선 주자급으로 꼽히는 유 전 의원의 출마 선언으로 반전의 기회가 만들어졌다는 기대가 나온다. 또 전남지사 후보로는 이정현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사실상 차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호남 선거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뜻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지사 선거에 도전하겠다”며 “23년 정치의 한복판에서 바람과 서리를 맞으며 키운 제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경기도, 대한민국을 위해 저를 바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자리·주택·교통·복지·보육, 이 5개 분야에서 획기적 개혁을 단행할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대선 경선 패배 이후 정계 은퇴를 신중히 고민했던 유 전 의원은 당 안팎에서 ‘경기도지사 차출론’이 제기되면서 출마 여부를 고민해왔다. 유 전 의원은 “정말 예상치 못했던 많은 분들이 출마를 권유해 깊은 고민을 했다”며 “결론적으로 경기도지사로 제가 평생 꿈꿔왔던 정치를 해볼 기회가 주어진다면 경기도민들에게도 좋은 길이란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의 출마 선언으로 국민의힘 내부에선 본격적인 경선 경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현재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과 함진규 전 의원이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했고, 김성원 경기도당위원장과 5선 출신의 정병국 전 의원도 꾸준히 출마설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을 맡을 김은혜 의원도 초선이지만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출마가 거론된다. 김 의원까지 출마할 경우 경선 흥행에 도움이 될 것으로 국민의힘 측은 기대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경선 원칙은 당원 선거와 여론조사가 5대5″라며 “유 전 의원은 ‘중도 보수’의 이미지를 갖춰 분명히 수도권에 경쟁력이 있다. 그렇지만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각을 세워 당원들로부터는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덜한 편이어서 경선이 치열하게 붙으면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열세 지역이라도 최대한 중량급 인사를 공천한다는 선거 전략을 짠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특히 호남 공천을 신경 써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전남지사 후보로 이정현 전 대표의 공천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본지에 “윤 당선인은 국민통합의 의지가 명확하고, 호남을 껴안지 않고는 국민통합도 없다”며 “진정한 정책 대결을 전남에서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지사 후보로는 19대 국회에서 전북 전주을에서 당선됐고, 현재 비례대표인 정운천 의원의 차출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러나 현재 전주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무소속 이상직 의원이 횡령 등의 혐의로 법정구속된 만큼, 정 의원은 내년에 열릴 가능성이 큰 보궐선거 출마를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