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이르면 24일 청와대 안보실장, 수석비서관 인선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 비서실 권력을 분산하기 위해 비서실 차관급 자리를 기존 12개(8수석·2보좌관·2안보실 차장)에서 6개 안팎으로 줄이는 것을 유력 검토 중이다. 당선인 측 인사는 “‘수석비서관’ 직명(職名)을 유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안상훈 서울대 교수(왼쪽)와 강승규 전 의원.

당선인 측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홍보수석 등 몇 자리를 빼고 청와대 주요 참모진 인선이 거의 마무리됐다”면서 “막판 검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3실(비서·정책·안보실) 가운데 정책실을 폐지하고, 8수석(정무·국민소통·민정·시민사회·인사·일자리·경제·사회수석)은 6수석(정무·시민사회·홍보·경제·사회·교육과학) 체제로 개편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민정·인사·일자리 수석은 폐지하고 대신 교육과학 수석을 신설하는 안이다. 인사수석은 폐지하고 비서관급 인사기획관을 둘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에서 신설한 경제보좌관·과학기술보좌관 등 보좌관직은 폐지하고 코로나 일상 회복에 맞춰 방역기획관 자리도 없앨 가능성이 크다.

윤 당선인은 국가안보실장(장관급)에 대통령인수위원회 외교·안보 분과 간사인 김성한 고려대 교수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국제정치를 전공했고 이명박 정부 때 외교통상부 2차관을 지냈다. 안보실 차장에는 인수위 외교·안보 분과 인수위원인 김태효 성균관대 교수를 내정했다. 김 교수는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 등을 지냈다. 경호처장엔 김용현 전 합참 작전본부장이 유력하다.

정무수석에는 이진복 전 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사회수석은 강승규 전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홍보수석으로는 전·현직 언론인 몇몇을 대상으로 검증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수석에는 인수위 경제1분과 인수위원인 김소영 서울대 교수가 유력하다. 경제 1분과 간사인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1차관도 경제수석 후보로 검토됐으나 새 정부 출범 후 차기 금융위원장에 기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수석은 인수위 사회·복지·문화 분과 소속 안상훈 서울대 교수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설되는 교육과학수석에는 과학·기술·교육 분과 인수위원을 맡은 김창경 한양대 교수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윤 당선인은 정책 파트를 담당할 수석 비서관을 3자리 두기로 하면서 새로 설치할 민관합동위원회 기능은 일부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민관합동위는 최대 10개 정도 설치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경제안보위원회 등 4~5개 수준으로 줄이고, 이를 조정하는 운영실장(차관급 혹은 비서관급)을 둘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 측은 1급 공무원에 준하는 비서관 수도 현행 51명에서 30명 안팎으로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 민정수석 산하 반부패비서관, 경제보좌관 산하 신남방신북방비서관 등이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폐지되는 민정수석실 기능을 대신해 대통령실 내부를 감찰하는 준법감시관에는 내각 인선 검증을 담당했던 주진우 변호사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부속비서관에는 강명구 전 대선캠프 일정팀장, 의전비서관에는 김일범 당선인 외신대변인 보좌역이 거론된다. 인수위 관계자는 “지금 대통령실 주요 보직마다 3~5배수 인선이 진행되고 있다”며 “대통령실 인선은 한 번에 하지 않고 시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