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초대 국가정보원장으로 김규현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내정됐다. 또 해외를 담당하는 국정원 1차장에는 권춘택 전 주미 대사관 정무2공사가, 기획조정실장에는 조상준 전 대검찰청 형사부장이 임명될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9일 “이르면 10일 김 전 차장을 새 국정원장 후보로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외무고시 14회인 김 전 차장은 외교관으로는 이례적으로 서울대 치의학과를 졸업했다. 외교부 북미1과장, 북미국 심의관, 주미 대사관 참사와 공사 등을 거친 정통 북미 라인이다. 그는 박근혜 정부에서 외교부 1차관과 국가안보실 1차장, 대통령 외교안보수석 겸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을 지냈다. 외교부 출신을 국정원장으로 발탁한 것은 ‘국제적 안목을 가진 안보 전문가’를 정보기관 수장으로 앉히겠다는 윤 당선인 의지가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국정원을 국내 정치와 차단하고, 미 정보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해 해외·대북 첩보 기관으로 변모시키겠다는 것이다.

해외 파트를 담당하는 1차장에는 권춘택 전 주미 정무2공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전 공사는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1986년 국정원에 들어와 주로 해외 파트에서 근무했다. 국정원 인사·예산을 담당하는 기조실장에는 조상준 전 대검 형사부장이 유력하다. 조 전 부장은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에 임명된 후 검사장으로 발탁했고 ‘윤석열 라인’ 검사들에 대한 좌천 인사 때 서울고검으로 옮겼다가 검찰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