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3일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으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과 관련해 시중은행과 정유사에 고통을 분담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2022.06.23 이덕훈 기자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 혼자 뛰어서는 정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없다”며 “민관이 위기 극복을 위해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가계 부채는 가정 경제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며 “그동안 시중은행들이 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로 과도한 폭리를 취했다는 비판이 계속돼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장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고통 분담 노력을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세수 부족 우려에도 정부가 유류세를 대폭 낮춘 것을 언급하며 “정유사들도 고유가 상황에서 혼자만 배 불리려 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는 정유사들도 가격 인하에 나서달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민생 경제는 풍전등화와 같은 상황이지만, 국민에게 돈을 빌려준 은행은 막대한 이자 이익을 얻고 있다”며 “금융업계 가치가 ‘이자 장사’라는 말로 치부돼서야 되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몇몇 은행에서 부동산 담보 대출과 전세 자금 대출 금리를 낮추고 예금 금리를 높인 상품들이 나왔다. 금융업계 차원에서 예대 금리 격차를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했다. 은행의 이자 수입을 줄여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여당의 압박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도 정유업계를 겨냥해 “신보다 돈을 더 많이 벌었다”고 했지만 구조적인 공급 부족 때문에 기름값을 잡지 못했다. 미국도 이자율이 치솟으면서 대출 금리가 크게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