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7일 서울공항에서 출국했다. 이날 윤 대통령의 첫 순방 환송에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참석했지만, 이준석 대표는 불참했다. 당의 ‘투톱’ 중 권 원내대표만 참석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여당의 현재 당내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란 얘기가 나왔다.
대표적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인 권 원내대표는 공항에 나가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가 배웅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대통령실로부터 (환송 행사) 공식 참석 요청은 없었고, 정무수석도 굳이 바쁘면 안 와도 된다는 반응이었다”며 “제가 자진해서 그냥 가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공항에서 권 원내대표에게 “여기까지 안 오셔도 되는데”라면서 웃었다.
같은 시각 이준석 대표는 서울 국회에서 최재형 의원이 주최한 ‘반(反)지성 시대의 공성전’ 세미나에 참석했다. 이 대표는 이날 대통령 환송에 불참한 배경을 묻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초청이 없었기 때문에 가지 않은 것이란 입장으로 알려졌다.
당 주변에선 윤리위 징계 논란과 친윤계와 충돌 등을 빚고 있는 이 대표와 대통령실 간 불편한 기류가 노출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실이 ‘윤심’을 끌어당기려는 이 대표와 거리 두기에 나섰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대통령실과 여당은 상시적인 소통을 하고 있다”며 “그 상시인 소통과 최근 당내 현안과는 전혀 무관한데 그것을 엮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과하다”고 했다.
대통령 첫 순방 환송에는 여당 대표가 참석하는 경우가 많았다. 2013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 첫 출국 때는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서병수 사무총장이 공항에 나왔고, 2017년 6월 문재인 대통령 첫 순방 때도 민주당 추미애 대표·우원식 원내대표가 배웅한 바 있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대통령 순방길에서도 여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따로 국밥’식 모습을 연출한 것은 문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