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혁신위원회 부위원장인 조해진 의원이 29일 “개인적으로 동일 지역의 3선 이상 연임을 금지하는 것은 오래전부터 필요하다고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달 3일 혁신위 회의에서 동일 지역구에서 4번 연속 국회의원이 될 수 없도록 하는 금지 조항을 공론화할 예정이다. 초선 의원들 사이에선 “정치 신인들에게 기회를 넓혀주는 길”이라며 반기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중진들 반발이 예상돼 현실화할지는 미지수다.
3선의 조해진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제가 국회의원을 실제로 해보니까 한 지역에서 세 번 정도 하고 나면 본인이 가진 비전과 어젠다와 에너지와 아이디어가 다 고갈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뒤부터는 4선을 하기도 쉽지 않지만, 한다고 해도 관성적으로 하고 새롭게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의원 본인을 위해서도 좀 쉬면서 앞으로 계속 평생 정치를 계속할 것인가를 한 번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계속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충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일부 중진들에게 불리할 수 있기 때문에 소급 적용은 하지 않는 게 바람직할 것 같다”면서도 “저는 이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3선 연임 등 길게 도전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조 의원은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구에서 3선(2008·2012·2020년)에 성공했다.
국민의힘 내에선 의견이 분분하다. 현행법상 지자체장은 3선까지만 할 수 있지만 국회의원은 관련 규정이 없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국회 권력이 몇몇 사람에게 과도하게 집중되는 걸 막아야 한다”고 했다. 20대 국회 3선 이상 54명 중 30명(56%)이 21대 국회에 재입성하는 데 성공했다. 전체 국회의원의 재당선 비율 23%의 두 배가 넘는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공천에 선수(選數)를 따질 것은 아니다”라며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는데 선수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의원 활동의 길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아이디어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이와 비슷한 법안들이 과거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본회의를 통과한 적은 없다.